서울 '풍납토성'과 유사 '판축기법' 활용...'한성백제' 집터, 백제토기 등 확인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삼국시대 평지 토성으로 알려진 경기도 파주시 소재 '육계토성'이 백제 초기인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전반에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경기 파주 육계토성 발굴조사 현장을 27일 오후 공개했다.

지금까지 동쪽 성벽과 내측 일부 지역을 조사한 결과, 육계토성이 처음 축조된 시기는 백제 초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문화재연구원은 성벽이나 담장, 건물의 기단 등을 조성하기 위해 판으로 틀을 만든 뒤 그 안에 흙이나 모래 등을 부어 방망이 등으로 찧어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판축'(版築) 기법을 확인했다.

   
▲ 파주 육계토성 발굴조사 지역/사진=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한성백제 대표 토성인 '풍납토성'과 유사하게 사각형(방형)의 틀을 짠 후, 틀 안에 일정한 두께의 흙을 교대로 쌓는 식의 판축 기법이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법은 동북 모서리에서 남쪽으로 약 150m 떨어진 '동문지' 추정 지점에서부터 북쪽으로 18m가량 확인됐는데, 암갈색의 끈끈하고 차진 점질토와 모래 성분이 많은 황갈색 사질토를 교대로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판축층 내에서 수습한 목탄을 대상으로 방사성 탄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토성 축조의 중심 연대가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전반의 것으로 결론 내렸는데, 이 시기 축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판축층 안에서는 백제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 편(조각)이 출토됐다.

   
▲ 육계토성 판축 기법 축성 구간/사진=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흙을 돋우어 쌓는 성토(盛土) 기법으로 축조한 부분도 파악됐는데, 판축 구간에서 북쪽으로 약 32m에 이르는 이 구간에서는 바깥쪽으로 흙을 높게 쌓아 올린 후, 다시 안쪽으로 흙을 채웠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성토 기업은 토성을 축조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흙으로 일정 높이까지 쌓아 올린 후 마감 높이에서 두들게 성벽 형태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연구원은 "백제 한성기 대표적인 성곽인 풍납토성과 비슷하면서도, 판축과 성토 기법을 함께 사용했다는 점에서, 풍납토성과 다른 독특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 내에서는 백제의 한성시기 집터와 백제 토기는 물론, 고구려 토기까지 발견됐다.
 
파주시 적성면 주월리에 있는 육계토성은 뱀처럼 흐르는 임진강과 맞닿은 돌출부에 조성됐는데, 조선시대 문헌이나 일제강점기 지도에도 옛 성터라는 기록이 있으나,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는 분명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지난 1990년대부터 토성 내부 일부의 발굴이 이뤄지면서 풍납토성에서 나온 집터와 유사한 유적을 비롯, 백제와 고구려 토기 등이 발견돼 주목을 끌었다.

연구원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7일 오후 현장에서 대중들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전용호 연구원 연구관은 "올해 하반기 중 주거지와 동쪽 성벽 내측, 내성 추정 지점에 대한 추가 학술조사를 벌여, 육계토성의 구조와 내부 운영 체계를 파악해 나가고, 이 결과도 일반인들에게 적극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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