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입지규제최소구역' 지정해 용적률 1500% 이상 초고층 건물 건축 가능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올해 초 대통령실 이전 호재 등으로 관심이 집중되던 용산 일대가 이제는 미래 서울의 중심거점으로 자리 잡혀가는 분위기입니다. 애초에 매수 문의나 가격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서 어제 용산정비창 개발 계획 발표 이후 수요자들의 이렇다 할 변화는 없지만 이 일대 가치는 꾸준히 올라갈 것 같습니다(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부지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 용산 전자상가에서 바라본 '용산정비창' 부지./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27일 찾은 서울 용산구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이른 바 '용산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산정비창 일대가 공원‧녹지를 갖춘 초고층 마천루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날 것이라는 발표에 이 일대 부동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6일 10년째 방치되고 있던 용산정비창 일대 약 50만㎡에 대한 개발 청사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했다. 

이전부터 이 일대 수요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용산정비창 개발구상 발표 이후 아직 가시적인 변화는 없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발표로 서울 부동산 시장 흐름이 용산을 중심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 한 가운데 위치해 여의도‧광화문‧강남 업무지구로 모든 교통이 용이해 '금싸라기'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용산정비창 부지는 지난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이후 청사진 부재로 개발이 전무한 상황이다. 여의도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에 달하는 규모로 서울에 남은 마지막 가용지라고 불리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은 향후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될 용산정비창 일대에 대한 개발 가이드라인을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제시한 것으로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용산정비창 개발이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토지소유자인 코레일과 36차례 실무협의와 도시계획, 교통, 경제‧산업 등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의 비전과 개발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 일대의 개발을 위해 서울시 최초의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입지규제최소구역은 주거‧상업‧업무 등 다양한 기능이 복합된 지역의 개발을 위해 용도지역 등에 따른 입지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건축물의 허용용도, 용적률, 건폐율, 높이를 별도로 정하는 규제 특례다. 이를 통해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웃도는 초고층 건물 건축이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전체 부지의 70% 이상을 업무‧상업 등 비주거 용도로 채우며, 고밀 개발에 따른 부영향을 해소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체 부지 대비 도로‧공원‧학교 등 기반시설율은 40%를 수준으로 정했다.  

   
▲ 용산역에서 바라본 '용산정비창' 부지. 서울시는 26일 이 일대 약 50만㎡에 대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했다./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기대감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최근 서울 부동산 가격이 주춤한 상황에서 아직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 용산구 용산정비창 부지 인근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요즘 서울시 일부 부동산 가격이 하락 전환 하거나 보합을 이어가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고 개발 계획이 아직 착공을 시작한 것도 아니기에 이 일대 부동산 가격 전망을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라며 "매물 문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몇 달 전부터 수요에 비해 매물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개발 완료 단계까지 시차가 있지만 업무지구가 완공됐을 경우 이번 용산정비창 개발 계획이 도시 가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업무지구 계획 최종 완공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지역 가치에 반영되는 것도 그에 맞춰질 것"이라며 "입지규제최소구역 지정으로 사업지에 고밀개발이 이뤄지면 공간 효율성과 수익성이 증가하고, 더불어 기반시설율을 부과함으로써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이와 같은 방식으로 들어서게 될 건물은 계획 단계에서 랜드마크 이름을 붙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단순이 하나의 건물이 아닌 더 넓은 사업지를 대상으로 적용하는 계획이니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감이 크다"라며 "건축물의 외형과 스카이라인 등으로 형성되는 도시 경관 부분에서도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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