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수장,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서 금융시장 영향 점점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재정·통화·금융당국 수장들은 28일 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결정과 관련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정부의 비상대응체계를 토대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필요시 부문별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미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점검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미 금리인상 결정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내외금리차 역전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추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무리 없이 소화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 부총리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과거 세 차례 역전 상황에서 국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순유입을 유지한 바 있다"면서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글로벌 이벤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자본 유출입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 두 달 연속 매우 이례적으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연준은 27일(현지시각) 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2.25~2.50%로 올라서며 한미 금리가 역전됐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연 2.25% 수준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연준이 경기침체 우려에도 초고강도 긴축정책을 이어가는 이유는 4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 1980년 11월 이후 4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연준은 성명에서 "소비와 생산 지표가 둔화하긴 했지만, 노동시장은 굳건하고 실업률은 낮다"며 "공급망 문제와 팬데믹 영향,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에 따른 전방위 압박으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인도적·경제적 차원에서 심대한 위기"라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2%대 물가 상승률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은도 한미 금리역전에 대응하기 위해 당장 다음 달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 폭을 결정할 전망이다. 금리역전이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등 이에 따른 물가상승은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2.75~3.00%까지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 역시 시장의 예측에 대해 "합리적인 기대 수준이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연 1.75%→2.25%)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시장의 이 같은 (시장의) 예측은 당연하다"며 "다만 불확실성이 너무 커 2.75%가 될지 3.00%가 될지는 주요 선진국의 금리 등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이달 자이언트 스텝 단행에 따른 한미간 금리역전 우려에 대해선 "금리역전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 미국과의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역전된 적도 있었고, 격차 그 차제보다 그로 인한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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