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갤럽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잘하고 있다' 28%
진정됐던 하락세 2주만 재시동…대구경북 조차 과반 못넘겨
지지율 추락 요인 '내부 총질' 문자 노출 등 보수층 이탈 꼽혀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결국 우려했던 일은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 이번 주 들어서서 보합 또는 다소 회복하는 듯하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주 후반 추락한 것이다. 경찰국 신설 강행에 따른 일선 경찰들의 저항,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내부 총질’ 문자 노출 등이 보수층 이탈을 심화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29일 한국갤럽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을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인 ‘잘하고 있다’가 28%로 부정 평가인 ‘잘못하고 있다’(6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해당 여론조사의 오차율은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더불어 한국갤럽이 집계한 윤 대통령 직무 긍정률 추이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는 정부가 출범한 6월 첫째 주 53%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래 지속 하락하는 중이다.

   
▲ 한국갤럽이 7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한국갤럽 캡처

다만, 추락을 거듭하던 긍정률은 7월 둘째 주와 셋째 주에 이르러 보수 지지층 결집으로 32%대에서 안정세를 찾는 듯했다. 하지만 넷째 주에 들어서며,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대로 하락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직무 부정률은 같은 기간 34%로 시작, 낙폭을 키우더니 결국 과반을 훨씬 초과한 62%까지 치솟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에 영향을 미친 배경으로 긍정에는△공정·정의·원칙 △주관·소신 △전 정권 극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지율이 추락한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의 인사 문제를 비롯해 △경찰국 신설 강행 △‘내부 총질’ 문자 노출 등이 새롭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긍정 평가는 △대구경북 40% △부산·울산·경남 32% △인천·경기 30% △서울 28% △대전·세종·충청 19% △광주·전라 9% 순을 기록해 여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에서 조차 긍정 평가가 과반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 윤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지지층이었던 2030세대 남성의 이탈이 가장 심각하다. 18~29세의 지지율은 17%로 떨어졌고, 30대는 16%로 바닥 수준이었다. 특히 30대 남성은 이보다도 낮은 1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030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윤 대통령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들어서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들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보합세 또는 소폭 상승세였던 것이 '문자 파동'이 반영되지 않은 조사였던 것에 비해 갤럽의 조사는 '문자 파동'이 반영된 것이기에 하락이 더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월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 혁신파크에서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갖고 이를 주재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통 보수층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보수층이 흔들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국민 통합위원회와 같이 기존 보수의 가치와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선거를 두 번 이긴 선출된 대표를 내치는 상황에 실망이 나타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가 부진한 것에 대해 “위험한 신호라고 본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당에서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며 “철저히 자기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악몽에서 깨어날 분위기가 아닌 게 더 문제"라며 "당과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 할 '문자 파동'으로 인식되는 문제에 대해 대통령 본인은 '별 거 아닌 해프닝'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인기가 오히려 높아지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2030 지지율이 더 내려갈 것은 명약관화해 보이는데, 다음 주 여론조사 결과가 두렵기만 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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