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자녀 근거리 거주정책 추진…하계5단지엔 '한 지붕 두 가족' 특수 주택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노년의 부모가 기혼 자녀와 한 동네에서 살 수 있게 하는 노인복지주택단지 '골드빌리지'(가칭)가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와 강동구 고덕동 일대에 들어선다.

노원구 하계5단지 재건축에는 부모-자녀-손자·녀가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로 함께 사는 '3대 거주형 주택'을 짓는다.

세계도시정상회의(WCS)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싱가포르 북부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와 같은 '세대공존형 주택' 공급 계획을 밝혔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노인이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프로젝트형 주택단지다.

기존 실버타운과 달리 아이를 키우는 부부가 많이 사는 10여 개의 공공주택 단지 한 가운데에 조성, 노년층 부모와 결혼한 자녀 등 3세대가 근거리에 거주하며, '따로 또 같이' 생활하는 '세대통합 주거단지'다.

   
▲ 싱가포르 '캄풍 애드미럴티'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도 고령화와 아이 돌봄 등 일상 속 사회문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대안으로, 부모-자녀-손자·녀 3대가 한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교류하는 세대공존형 주택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캄풍 애드미럴티와 유사한 노인복지주택단지 '골드빌리지'와 부모-자녀-손자·녀가 함께 사는 '3대 거주형 주택' 등 크게 두 가지다.

골드빌리지는 주거·의료·편의시설이 갖춰진 공공형 주택으로, 자녀와 가깝게 교류하며 편안한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아이를 키우는 부부가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 인근에 조성한다.

오 시장은 ""도보 5분 거리에 살면서 부모님은 외로움과 고립감을 덜고, 자녀는 급하게 아이를 맡겨야 할 때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와 강동구 서울시립고덕양로원 부지에 골드빌리지 시범 조성을 검토하고 있는데, 월 500만∼600만원의 비싼 비용을 내야 하는 고급 실버타운이 아닌,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보급형 실버타운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골드빌리지 주거 형태로 공공임대 뿐 아니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도입을 추진 중인 토지임대부 주택(반값 아파트)도 고려하는데, 반값 아파트는 SH 등 시행사가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땅값을 절감해 분양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

3대 거주형 주택은 한 집이지만 세대 분리 등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특수한 주택 평면을 적용한 거주 형태로, 재건축을 앞둔 노원구 공공임대주택 하계5단지에 시범 적용된다.

세대 분리, 수평·수직조합형 평면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가변형 벽체 등을 적용해 주거 유형, 생애 주기에 따라 공간 분리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또 부모가 노인복지주택에 거주하고 자녀가 인근 주택으로 이사하거나 3대 거주형 주택에 입주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인데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양육친화형 보증금 지원, 3대 거주 특별공급 청약제도 신설 등을 다양하게 고려 중이다.

오 시장은 "세대공존형 주택 실험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SH공사를 통해 앞으로 재건축하는 임대 단지에도 같은 개념을 집어넣을 것"이라며 "잘 정착되면 민간이 건설해 분양하는 아파트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선도적인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으로, 정책을 개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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