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나온 ‘종식 발표’에 정치·사회적 측면 포함된 듯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4일 코로나19로 의심되는 발열 환자 수가 ‘0명’이라고 발표해 엿새째 신규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이날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인용해 “2일 오후 6시부터 3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새로 장악된 유열자(발열환자)는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치료 중인 발열환자에 대한 통계는 발표하지 않아 ‘코로나 환자 제로’를 시사했다. 

신문은 또 “지난 4월 말부터 3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발생한 전국적인 유열자 총수는 477만2813명이며 99.998%에 해당한 477만2739명이 완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방역 상황을 보다 공고히하고 새로운 전염병들의 발생을 철저히 막기 위한 활동들이 전국적 범위에서 보다 적극화되고 있으며, 방역사업 전반에 대한 강한 지휘통제력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코로나19 상황이 ‘종식 단계’에 들어섰다고 전하면서도 변이 바이러스, 원숭이두창, 수인성 전염병 등 추가 감염 우려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도 보였다.

신문은 이날 “여러 나라와 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형들로 인한 감염률이 의연 증가세를 보이고, 원숭이천연두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들이 전파, 확산되고 있는데 대처해 우리 경내로 유입을 철저히 막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책들이 적시적이고 연속적으로 강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 북한 노동신문은 1일 사흘째 코로나19 신규 유열자(발열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을 부각했다. 2022.8.1./사진=뉴스1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여전한 가운데 북한의 이 같은 발표가 나온 것과 관련해 통일부는 향후 북한의 정책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북한이 사흘째 발열환자가 0명이라고 발표했던 지난 1일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코로나 확진자 제로 상황이 봉쇄정책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의 향후 정책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최대비상방역체제 해제 여부 또는 봉쇄정책 해제 여부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방역정책이 성공했다는 것을 과시할 가능성, 변이 바이러스의 재유행, 북한주민의 경각심과 방역 긴장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지할 가능성 모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비록 북한 보도상의 수치가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남북 간 보건·방역 협력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는 만큼 남북 간 보건·방역협력에 대해서는 문을 열어놓고 북한의 호응을 계속해서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자 방역·의료체계가 취약한 북한은 봉쇄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코로나19 확산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동안 사실상 ‘비정상적인’ 방역 투쟁을 강화해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서둘러서 믿기 힘든 ‘코로나 제로’ 통계 발표를 내놓는 이유엔 보건·방역적 측면 이외에도 정치·사회적 측면이 포함돼있다는 정부 관계자의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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