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세대 반명 전선 못 이뤘지만 이재명 때리긴 일심동체
셀프공천·욕하는 플랫폼·소외계층 비하 발언 집중 공격
이재명 "모든 방향에서 공격에 가끔 지쳐"…부담감 토로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 후보들이 전당대회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림에 따라 1강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반명에 부정적이던 강훈식 후보마저 이 후보에 대한 사법리스크는 물론, 실언까지 전방위적 공격에 나서 ‘이재명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는 추세다.

민주당을 이끌어갈 차세대 인물로 주목받는 강훈식·박용진 두 후보는 최근 이재명 후보와 경쟁을 위해 단일화 대신 협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후보는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의원과 맞대결을 위해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 생)라는 공통점으로 단일화해 체급을 키울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항마를 자처한 박용진 후보는 “단일화는 빠를수록 좋다”며 끊임없이 강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강훈식 후보가 단일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사실상 단일화가 물거품 됐다.

   
▲ 더불어민주당은 7월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을 열고 (왼쪽부터) 박용진, 이재명, 강훈식 의원을 당대표 후보로 선출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상징성을 위해 뒤늦게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있으나, 이미 당원 투표가 시작돼 실질적 효과는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신 두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본인들의 체급을 키우기 위해 '이재명 때리기'에 협력할 것이라 분석했다.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이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단기간에 인지도를 향상 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분석대로 실제 이들은 최근 이재명 후보의 ‘셀프공천’·‘욕하는 플랫폼’·‘소외계층 비하’ 등 다양한 주제를 꺼내들며 협공을 퍼붓고 있다. 특히 이들의 협공은 이 후보가 지난달 30일 안동수산물도매시장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고 제시한 것을 기점으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먼저 박용진 후보는 이 후보의 욕하는 플랫폼 제안에 “자신과 반대의견을 내놓는 소신을 숫자로 겁박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후보에 비판에 부정적인 입장을 지녔던 강훈식 후보도 “비난과 항의 숫자를 줄 세우는 것은 민주주의 퇴행”이라며 적극 반발했다.

또 지난3일 제주MBC의 ‘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도 이들은 협공에 합을 맞췄다. 박용진 후보는 지방선거 참패원인으로 지목된 이 후보의 ‘계양을 공천 통화’를 거론하며 “(이재명 계양을 출마는)선당후사가 아닌 자생당사로 귀결됐다”며 “명확한 사과가 없다면 사당화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셀프공천 의혹에 불을 지폈다.

강훈식 후보는 이 후보의 계양을 출마에 대해 “저는 적절하지 않다고 주변을 통해 많이 말씀 드렸다”며 “(계양을 공천을) 당을 위해 만류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이 후보의 입지를 좁혔다.

더불어 강훈식 후보는 지난 4일에도 제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참고인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국민 상식에 맞는(이 후보의) 해명이 필요하다. 본인과 전혀 상관없다고 해명한 사람이 (지금은)선행 차량 기사였다고 말이 바뀌고 있다”며 “이런 식의 해명은 의혹을 증폭시켜 당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공세에 나서 이 후보를 흔들었다.   
 
연일 쏟아지는 경쟁 후보들의 공격에 이 후보 측은 진땀을 빼고 있다. 그간 이 후보는 본인에 대한 비판에 침묵 또는 “취지 왜곡”이라며 정면 돌파를 선호했다. 하지만 돌파에도 불구 강·박 협공을 뚫지 못하고 리스크만 부각되자 전략 선회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최근 기자간담회 등 공식석상에서 본인에 대한 비판을 언급하며 “검찰과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말들이 당에서 나와 안타깝다”,  “모든 방향에서 최대치의 공격이 쏟아지고 있다. 저도 인간이라 가끔 지친다”며 논쟁 대신 지지층에 감정 호소를 통해 ‘어대명’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강·박 협공을 극복하고자 전략을 수정한 이 후보가 ‘어대명’ 기류를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