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예비회의, 실무회의 아닌 초기 논의 단계 강조
중국 반발 예상되나 ‘룰 메이커’로 참여 필요 판단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미국 주도의 세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Fab4) 예비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미국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외교부는 이날 “미국과의 반도체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현재 우리 국익 차원에서 종합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말로 예비회의에 참석할 의사를 밝혔다. 다만 정부는 이번 회의가 실무회의보다 낮은 단계인 예비 회동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지금 정부 각 부처가 그 문제를 철저하게 국익 관점에서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면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저희가 관련 부처와 잘 살피고 논의해서 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미국 주도의 다자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처럼 칩4도 협의체 성격을 규정하는 초기 단계부터 ‘룰 메이커’(Rule Maker)로 참여해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5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2.8.5./사진=연합뉴스

'칩4'는 한국과 미국, 대만, 일본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이며, 중국은 사실상 자국을 배제하기 위한 동맹으로 규정하고 한국의 참여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앞서 IPEF 가입 경우처럼 이번 칩4 참여와 관련해서도 중국 등 특정 국가를 배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 입장에선 칩4에 대만이 참여하는 사실만으로도 자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추후 칩4에 중국 등 원하는 국가들의 참여가 가능할지도 관건이다.

칩4 예비회의는 오는 9월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아직 장소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8일 첫 방중을 위해 출국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중국에서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우리정부의 칩4 예비회의 참여 계획 및 입장을 설명하고 오해 소지를 없애는데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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