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윤희근 인사청문회서 경찰국 신설 정당성 공방
후보자 자질 검증 부재해 청문회 본질 아쉬움 지적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여야가 8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경찰국 신설 문제를 두고 격돌했다. 이날 여야는 경찰국 문제에 몰두해 후보자 자질 검증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 인사청문회 본연의 목적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샀다.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자질 검증을 위해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에 앞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통해 후보자에 대해 송곳 검증에 나설 것을 예고해 긴장감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오전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윤 후보자의 자질 검증보다 행정안전부 산하에 신설된 경찰국의 정당성 문제와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의 적절성 여부에 골몰해 후보자 자질 검증이 부실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8월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여야는 윤 후보자의 자질검증에 공통적으로 ‘비교적 신상관리를 잘 해왔다’,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는 등 형식적 언급에만 그쳤다. 대신 경찰국 신설 문제에 대해선 여야 의원들이 총력을 쏟았다.

특히 야당은 경찰국 신설의 정당성 문제를 거론하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김철민 의원은 “(후보자가)당시 청장 직무대행으로서 경찰국 설치 문제에 입장이 모호했다”며 “14만 경찰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고 이상민 장관의 입장을 대변하고 지시를 충실이 행한 것 아니냐”며 후보자의 중립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회의를 주도해 징계를 받은 류삼영 총경을 거론하며 “(후보자가)류 총경의 징계를 해제해 경찰들의 사기를 올려줄 의향이 있냐”며 류 총경의 징계가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야당은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점과, 시행령으로 신설을 강행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경찰국 신설은 곧 ‘경찰 장악’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문진석 의원은 질의에서 “(무리한 경찰국 신설은)인사권을 통해 수사권에 개입하기 위한 조치라고 본다. 동의 하시냐”며 경찰국 신설 강행이 부적절 했음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경찰국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경찰 장악’ 주장을 적극 방어했다.

김웅 의원은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에 수사구조개혁단 경찰관이 참석한 문제를 비롯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수사를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보고서가 경찰 내부에 배포된 것을 거론하며 “이렇게 정치적 중립성이 깨졌을 때 서장님들 누구 한 명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그런데 지금 와서 정치적 중립성 지키겠다고 하는 것 보면 국민들 입장에서 어이가 없다”며 야당이 주장한 중립성 훼손을 반박했다.

   
▲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8월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그러면서 김웅 의원은 “(총경회의가)경찰국 설치가 정치적 중립성을 해하기 때문에 국민을 위해서 모인 것이라는데 국민들이 얼마나 공감할지 의심스럽다”며 총경들이 선택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것 아니냐 지적했다.

이어 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상경 총경의 징계에 대해서도 적합한 징계라는 주장을 펼쳤다.

박성민 의원은 류상경 총경이 총경회의에서 정복을 착용한 것을 언급하며 “정복을 입고 회의를 주관했다는 것은 공식 업무라고 봐도 되는 것 아니냐”면서 총경회의가 사적 모임 이었다는 야당의 주장에 맞서 여야 간 경찰국 신설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한편, 이날 오전 진행된 청문회에서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비전과 자질에 대한 검증이 미흡해 인사청문회가 경찰국 신설에 대한 문제로 본연의 목적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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