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정자동 카페거리·판교 백현동 카페거리.

이들은 모두 공실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위 '장사'가 잘 되는 곳이다. 이런 곳들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스트리트형 상가'라는 것이다.

   
▲ 사진=동탄2신도시 C12블록 앨리스 빌(Alice Ville) 조감도

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스트리트형 상가가 투자자들의 새로운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트리트형 상가'란 쇼핑점포, 문화∙휴식공간 등이 입점해 있는 저층 상가들이 길을 따라 일정한 테마를 갖추고 조성돼 있는 형태의 상가를 말한다. 상가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가시성과 상징성 확보에 탁월함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고 상권 형성에도 유리함을 갖추고 있다.

더욱이 어디에나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아닌 개성 있으면서 유명한 맛집이나 테마샵으로 상품을 구성하면 지역주민은 물론 외부에서도 찾아올 만큼 명소가 돼 인근 시세까지 주도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곳은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다. 대한민국 최초 스트리트형 상가로서 카페거리의 시초가 된 곳으로 2004년 입주한 동양파라곤 내 스트리트 몰을 중심으로 그 일대가 명소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호반건설이 판교신도시 주상복합 서밋 플레이스 상가를 스트리트몰인 '아브뉴프랑'으로 개발, 스트리트형 상가의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다. 약 200미터 거리에 독특한 조형물과 휴게 공간, 문화갤러리 등을 배치하고 레스토랑과 카페, 유명 옷가게 등을 조성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을 통해 분당이나 용인 등 인근 지역은 물론 강남에서까지 사람들이 몰려들며 판교상권의 중심이자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스트리트형 상가에 열광하는 이유로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가 보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쇼핑 이용객의 눈높이도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스트리트형 상가는 대체로 심미안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쇼핑 동선도 편리하게 짜여있다 보니 일반 박스형태의 상가에 비해 잠재고객인 유동인구 확보에 우위를 보인다. 최근에는 상가의 형태도 '직선형' '협곡형' 등 보다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다.

스트리트몰이 상가 트렌드를 이끌게 되면서 공급 물량이 많아지다 보니 차별화 요소가 필수가 됐다. 이에 따라 건설사 역시 다양한 차별화 전략으로 상가를 공급 중이다.

우미건설은 이달 동탄2신도시 C-12블록에서 총 2만9000여㎡ 규모의 스토리텔링형 테마 쇼핑몰인 '앨리스 빌'을 공급한다.

영국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퀸즈 로드(Queen`s Road), 앨리스 로드(Alice Road)등 스토리를 담은 설계가 특징이다. 코너형 상가를 최대한 확보해 시각적 개방감이 뛰어나며 KTX 동탄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입지로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상업시설의 브랜드화를 꾀하는 건설사도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3년 판교 아브뉴프랑으로 히트를 친 이후 광교신도시에도 지난달 광교 아브뉴프랑을 개점했으며 2017년 입주 예정인 광명역 호반베르디움에도 아브뉴프랑을 선보일 계획이다.

반도건설도 '카림 애비뉴'란 브랜드로 지난해부터 스트리트형 상가개발에 뛰어들었다.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을 맡고 일본 롯본기힐스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모리빌딩이 설계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7월 세종시 1-4생활권에 첫 선을 보였던 카림 애비뉴 세종은 공급 한 달 만에 분양이 완료됐으며 10월 동탄2신도시에 카림 애비뉴 동탄도 400여개가 넘는 점포가 분양개시 한 달 만에 완판됐다. 이달에는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카림 애비뉴 김포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변형 스트리트몰도 인기가 높다. 대표적인 수변 상업시설인 송도 커넬워크를 이어 김포한강신도시에서도 수변 스트리트형 상가인 라베니체 마치 에비뉴가 들어선다. 왕복 1.7km의 수로를 따라 폭 15m, 길이 850m, 총 3만3000㎡ 면적에 조성되는 매머드급 상업시설로,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할 계획이다.

판교와 광교에 있는 아브뉴프랑은 호반건설이 일반분양 없이 모든 상가를 직접 임대료를 받고 점포를 일정기간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됐던 위례 센트럴스퀘어 역시 롯데시네마가 들어오는 지하 1층은 임대방식으로 사업주체가 직접 운영하며 지상 1층과 2층 193호만 일반분양 됐다. 반도건설도 카림 애비뉴 동탄과 카림 애비뉴 세종 상가의 일부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직접임대의 경우 점포분양이 끝나면 상권관리나 마케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일반 분양상가의 최대 단점을 해결하면서 차별화된 컨셉 유지 및 적극적인 마케팅도 가능해 조기에 상가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또 고급 레스토랑이나 커피전문점, 인기 의류매장 등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유명 임차인을 선별해 입점시킬 수 있는데다 업종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도입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상권이 형성되기 전에 섣불리 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만 잔뜩 떠안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점도 직접임대의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