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는 많이 들어봤지만, '사이클링 홈런(홈런 사이클)'을 들어본 야구팬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솔로-투런-스리런-만루 홈런을 모두 친다는 것은 그만큼 나오기 힘든 기록이기 때문이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사이클링 홈런' 대기록이 나왔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유망주인 챈들러 레드먼드(25)가 마이너리그 더블A 경기에서 진기록을 작성했다.

레드먼드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더블A팀 아마릴로와 경기에 7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6타수 5안타 11타점을 기록했다. 5안타 가운데 4개가 홈런이었으며, 그것도 솔로부터 만루포까지 골고루 홈런을 날려 '사이클링 홈런'에 성공했다.

   
▲ 챈들러 레드먼드가 8회 스리런포를 날리고 홈인하며 '사이클링 홈런' 기록을 세우고 있다. /사진=MiLB 공식 홈페이지 캡처


1회 첫 타석 1사 1,3루에서 우전 적시 안타로 1타점을 올린 레드먼드는 3회 두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했다.

레드먼드의 홈런 퍼레이드는 3번째 타석부터 시작됐다. 5회 5회 1사 1루에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고, 6회 1사 만루에서는 좌중간 만루홈런을 작렬시켰다. 7회 중월 솔로포로 3연타석 홈런을 때려 사이클링 홈런까지 3점포만 남겨뒀다.

마침 공교롭게도 8회 두 명의 주자(2사 1,3루)를 둔 가운데 레드먼드의 타석이 돌아왔다. 레드먼드는 믿기 힘든 괴력을 뽐내며 이번에는 타구를 우중간 담장 너머로 날려보내 대기록을 완성했다.

레드먼드의 홈런 4방은 모두 다른 투수를 상대로 뽑아낸 것이었다.

마이너리그 공식 사이트 MiLB에 따르면, 한 타자가 한 경기에서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한 것은 이전에 딱 한 차례 있었다. 1998년 7월 28일 타이론 혼이 사상 최초로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에 레드먼드가 2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직 한 번도 사이클링 홈런을 친 타자가 없다.

레드먼드는 "6회 만루 홈런을 친 뒤 사이클링 홈런에 대해 잠깐 생각했다. 하지만 곧바로 머리에서 지워버렸는데, (7회) 솔로 홈런을 치고 나서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주자 2명이 있는 것을 보고 '칠 기회가 온다면 정확하게 공을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32라운드로 세인트루이스의 지명을 받은 레드먼드는 루키리그와 싱글A를 거쳐 더블A에서 뛰고 있다. 마이너리그 3시즌 통산 타율 0.260(777타수 202안타)에 47개의 홈런을 날렸다. 올 시즌에는 더블A에서 타율 2할4푼2리(252타수 61안타)에 17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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