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8·15 특별 복권'으로 '취업 제한' 리스크 해소
삼바 회계 재판·미래 먹거리 선점이라는 과제 남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8·15 특별 복권’으로 취업 제한이라는 큰 산을 넘게 됐다. 다만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반도체 업황이 심상치 않는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아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12일 특별복권에 대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그동안 저의 부족함 때문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월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어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 아울러 우리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복권을 환영하며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이제야 비로소 이 부회장이 경영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 부회장을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

복권과 별개로 매주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복권으로 한 숨 돌리게 됐지만, 여전히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업무 특성상 해외 출장이 잦을 수밖에 없음에도, 매주 걸려있는 재판 때문에 법정의 허락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해외 출장이 아니더라도 법정에 출석하면서 뺏기는 시간도 경영 활동에 제약이 된다.

이 부회장의 법정 출석을 요구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의혹의 경우, 처음부터 이 부회장을 겨냥한 움직임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초 금융감독원이 삼바의 회계 처리 적절성 여부에 대한 결론을 번복하며 논란을 키우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이 부회장의 복권을 결정한 만큼,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물류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반도체 업황도 장비 공급으로 난항을 치르는 데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이 진행 중이다.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역시 1위 자리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태다. 

때문에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에서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인수 합병 등으로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은 지난 2016년 11월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중단된 상태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 전반에 설 수 있게 되면서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특별 복권으로 취업제한이라는 리스크가 일단락 됐고, 국정농단이라는 오명도 지우게 됐다”며 “이 부회장이 이제야 경영 시험대에 오르게 된 셈이지만, 눈앞에 놓인 과제들이 쌓여있는 상태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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