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에 안전 자산 선호 심리…다른 안전자산 대비 매도 자유로운 강점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채권 투자 매력이 높아지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주가가 반등세를 차익 실현 기회로 삼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 채권 투자 매력이 높아지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에서 채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9조547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 채권 순매수액인 3조4810억원의 2.7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개인 채권 순매수액인 4조5675억원보다도 2배 이상 많다. 

최근 3년간 개인 채권 순매수액은 3조~4조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역대급이다. 지난 2007년에 기록한 순매수 최대치(6조5143억원)도 일찌감치 추월했다.

월별 순매수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 4월에는 월별 순매수 1조원, 7월에는 2조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면 이달 내로 올해 ‘순매수액 1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통상 채권시장에선 개인 비중이 적어 주요 매수 주체로 여겨지지 않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흐름에 개인 투자자들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 12일 기준 채권 순매수 규모는 △은행(125조4032억원) △자산운용사(77조2062억원) △외국인(50조8075원) △보험사(26조4517억원) △기타법인(24조6002억) △국가지자체(10조7778억원) △개인(9조5474조원) 순으로 나타났다.

채권을 투자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개인 투자자의 경우 증권사를 통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 주요 증권사에선 최소 금액인 1000원으로 채권 투자가 가능하다. 이 밖에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적인 투자 방법도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개인의 채권 매수 급증 배경으로 ‘금리 상승’을 꼽는다. 금리 인상으로 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퍼지면서 주식매수를 위해 넣어뒀던 자금이 채권쪽쪽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또 다른 안전자산인 예·적금과 달리 만기까지 보유할 필요가 없고 언제든 매도할 수 있는 자유로움도 채권 투자의 인기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채권 매수세를 감안하면 올해는 개인의 채권 투자 규모가 기금이나 정부를 넘어서 기타법인 다음 지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졌고 동일 금리를 가정할 때 예·적금 대비 적은 세금으로 실질적인 이자소득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정기예금이나 적금은 해지에 따른 패널티가 있지만 채권은 중도해지 개념이 없고 상황에 따라 매수와 매도가 비교적 자유롭다”면서 “채권은 개인들의 주요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