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 인상·대출규제 등 하반기 대외 여건 악화로 거래 감소·하락거래 증가 추세 지속 전망
[미디어펜=이동은 기자]부동산 시장이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 등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기존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매매되는 ‘하락거래’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금리 인상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거래 감소와 하락거래 증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기존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매매되는 하락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단지별 동일면적 직전 거래 가격’ 대비 상승거래와 하락거래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아파트 상승거래는 7만 4842건, 하락거래는 7만 4230건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자연적 거래 상승과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의 보유 심리 등으로 하락거래보다 상승거래가 많은 경향이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직전 거래 대비 매매가격이 5% 이상 상승한 거래량은 하락거래량의 전국 기준 1.8배, 서울 기준 3.98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거래가 크게 줄면서 현재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과 서울 모두 ±1%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하락거래의 비율은 40%를 초과해 201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에서 상승 거래 비중이 빠르게 줄면서 2019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올해 서울은 상승거래 2604건, 하락거래 2722건으로 하락거래가 상승거래를 역전하기도 했다.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 2019~2020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거래량은 전국 7만 4902건, 서울 3333건으로 2013년 이후 분기별 최저치를 기록했다. 2분기에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최근 10년간 최저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하락거래의 비율이 늘어나는 현상은 아파트 시장 침체기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정점을 기록한 매수세는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해소되고 올해 매수 심리는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상승거래 만큼은 아니지만 하락거래량 또한 같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통해 주택 보유자들이 급하게 아파트를 처분하는 대신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있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 하반기 대외적인 여건이 녹록지 않아 당분간 매수세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단기간에 현재의 침체 분위기 전환이 되지 않더라도 매도자들의 패닉 셀과 아파트 시장 경착륙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고금리와 불경기 등 아파트 시장을 둘러싼 대외 여건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거래 감소 및 하락거래 위주라는 현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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