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생활고 극심...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 신청은 없어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경기 수원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세 모녀가 암과 난치병 등 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와 화성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2시 50분께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신원 확인이 어려웠지만, 경찰은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이들이 해당 주택에 살던 60대 여성 A씨와 40대 두 딸이며,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와 두 딸 모두 투병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암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었고, 두 딸 역시 각각 희귀 난치병 등을 앓고 있어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에게는 아들도 한 명 있었으나 지병으로 2019년 숨졌고 남편 또한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에게는 채무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어려웠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병원비 문제로 보증금 300만원에 40여만원인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세 모녀는 투병 등으로 생활고가 극심했지만, 어떠한 이유인지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서비스 등을 신청하거나 상담을 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 가족은 10여 년 전부터 화성시에 있는 지인 집에 주소 등록을 해 놓은 상태에서 2020년 2월 수원의 현 주거지로 이사했는데, 당시 전입신고는 하지 않았다. 

관할 지자체는 전입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이들의 어려움을 모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