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도 모르는 대통령 동선, 노출…현행법상 '비밀 엄수 위반', 형사처벌 불가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4일 대외비인 윤석열 대통령 공식 일정이 사전에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을 통해 유출되면서 '경호 보안' 논란이 불거졌다.

이는 현행법상 '비밀 엄수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수사 대상이자 형사 처벌 논란으로까지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건희 여사의 페이스북 공식 팬클럽인 '건희사랑'(희사모)에서 한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는데, 그 댓글에 '경호 엠바고'가 걸려 있는 윤 대통령의 일정 내역이 공개된 것이다.

'건희사랑'은 멤버가 2만 3000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공개그룹이다. 누구나 그룹 게시물을 볼 수 있는 구조다.

해당 댓글에는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XXXXXX 8월 XX일 XX시 방문 입니다 많은 참석 홍보부탁드립니다 (집결)장소는 공용 주차장으로 오세요"라고 적혀 있다.

윤 대통령의 방문 일시, 장소가 정확하게 나온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월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과 축하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원래 이러한 대통령 동선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일국의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경호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은 위중하다. 대통령실이 앞서 출입기자단에게 경호 엠바고를 걸고 지역 일정 중 현장 방문이 이뤄진다고 공지했으나, 그 구체적 장소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입기자단도 전혀 모르는 대통령 세부 동선이 사전에 노출된 것이다. 그것도 누구나 접근해 게시물을 볼 수 있는 SNS 상에 말이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24일 오전 10시 17분 출입기자단에게 "경호 엠바고 일정은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사전 예고 기사가 불가하다"며 "보도에 참고해 주기 바란다"고 공지문을 돌려 관련 보도를 통해 윤 대통령의 동선 정보가 알려지는 것을 차단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 김건희 여사의 페이스북 공식 팬클럽 '건희 사랑' 게시글의 한 댓글이 캡처된 모습이다. /사진=페이스북 공개그룹 게시물 캡처

이번 사안은 경우에 따라서 대통령경호처 또는 대통령실의 소속공무원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건희사랑 팬클럽측에 누설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는 현행 관련법인 대통령등의경호에관한법률 제9조(비밀의 엄수) 위반으로 수사 대상이자 형사 처벌감이다.

혹은 김 여사가 직접 일정 정보를 팬클럽 관리자에게 전하고 인원 동원을 부탁한 것이라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야권으로부터 정치적 비난을 크게 입을 수 있다.

사실 김 여사 팬클럽이 경호 보안 문제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윤 대통령 내외가 주말에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이 이튿날 '건희사랑'에 올라오면서 보안 규정 위반 의혹이 일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