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환율 '금융위기' 수준 육박…잭슨홀 미팅이 변곡점 될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외 증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개미)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한편, 미국 등 해외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컴백’이 늦어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외 증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5일 외환시장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환율 리스크가 최근 투자자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드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4원 내린 1342.1원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7거래일 만에 모처럼 하락한 것이긴 했지만 장중 한때 1344.4원까지 치솟았다가 하락한 것이다.

다음 거래일인 이날 오후에도 달러 환율은 추가적으로 하락해 1330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코스피‧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각각 약 1%‧1.5% 상승하며 모처럼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내구재 수주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게 나오면서 강(强)달러 압력이 일부 완화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달러 환율이 1300원선 위에서 유지되는 한 환율 리스크는 계속 해서 국내 증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보통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한국 증시에서 이탈하기 때문이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최근 환율은 장중 1346.6원까지 오르는 등 13년 4개월 전인 2009년 4월29일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하반기까지는 고환율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가지 변곡점은 이번 주로 예정돼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잭슨홀 미팅이다. 

한국시간으로 26일 제롬 파월 의장이 어떤 내용으로 연설을 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이 시장의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내용의 발언할 할 경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파월과 주요 연준 인사들은 물가의 추세적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경기를 일부 제약하는 정도의 강한 긴축 스탠스의 타당함을 주장할 것”이라면서 “(원‧달러 환율) 저항선은 1350원 수준으로 판단하며, 저항선 돌파 시에는 1365원 수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서학개미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내증시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강달러‧원화 약세는 이들을 미국 증시에 계속 묶어두는 효과를 내면서 국내 증시를 사면초가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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