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시가 10년 만에 다시 개설한 '희망의 인문학' 과정에서, 첫 번째 수료생 303명이 배출됐다고 25일 밝혔다.

노숙인과 저소득 시민 등 소외 계층 시민들이 약 4개월 간 교육 과정을 완주, 수료증을 받았다.

희망의 인문학은 노숙인과 저소득층 등 사회 약자들이 새로운 시각과 자기 성찰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립 의지를 키워,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과거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08년 시작해 5년 동안 4000여 명이 수료했다.

이후 10년 만인 올해 5월 서울시는 오 시장이 복귀하면서, '희망의 인문학'을 다시 시작했다. 

서울시립대학교와 함께 '기본과정+심화과정' 혼합 방식으로 추진했는데, 노숙인 시설에서 기본교육을 하고, 이 교육을 수료한 노숙인이 서울시립대에서 심화과정을 들었다.

교육 과정은 시설 노숙인 등 실제 수업을 듣게 될 이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거쳐 구성했으며, 철학·글쓰기·문학·역사 등 인문학 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체험 학습과 특강이 마련됐다. 

특히 심화과정 수강생들은 즉흥 연극을 통해 극 중 주인공이 돼,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도 했다.

이번 과정에는 연인원 384명이 참여, 303명이 완료해 수료율은 79%였다.

우수 수료자는 내년도 희망의 인문학에서 보조 강사로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며, 서울시는 모든 수료자에게 내년도 노숙인 공공 일자리 사업에 우선 채용될 자격을 부여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5일 오후 서울시립대에서 오 시장과 수료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2 희망의 인문학' 심화과정 수료식을 개최했다.

오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10여 년 전 서울시장으로 직접 경험했던 인문학의 힘을 통해, 소외 계층 시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전하고자 희망의 인문학을 개설하게 됐다"며 "이 과정이 여러분 마음속에 있는 희망과 자립, 자활 의지를 샘솟게 하는 마중물이 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단 한 사람의 운명이라도 바뀔 수 있다면 성공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날 수료식을 소개하며 "십수 년 전 미국의 사회비평가 얼 쇼리스가 쓴 <희망의 인문학>을 보면서 큰 영감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난의 근본적 극복 방법은 종국적으로, '밥이 아니라 책'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면서 "인문학에는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인문학의 힘을 바탕으로, '약자와의 동행'은 계속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