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그러나 내수는 부진, 경제의 환경 흐름 달라져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경상수지 37개월간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체감하는 내수 경제는 여전히 꽁꽁 얼어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출의 하락보다 수입의 하락이 더 큰  '불황형 흑자' 라고 분석했다.

특히 원·엔 환율 등에 따라서 수출지표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체감경기의 봄은 아직 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경상수지는 103억9000만 달러 흑자로 기록했다.

   
▲ 4일 한국은행'2015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지난 3월 103억9000억 달러 흑자를 보이는 등 37개월 간 흑자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내수경제는 지지부진하다/사진=KBS캡쳐

이는 지난해 같은 달 73억2000만달러보다 41.9% 증가했다. 이는 지난 2월보다 39억5000만달러 늘어난 수치다.

일반적으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국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한국이 외국에서 수입한 상품·서비스 등의 금액보다 외국에 수출한 상품과 서비스 등의 금액이 크다는 것. 이로써 국내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일자리가 창출 되는 내수 경제에 파란불이 켜진다.  

그러나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37개월째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경제는 지지부진하다.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4%에서 3.1%로 낮췄으며 담배값 인상분을 제외하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내놓은 '2015년 4월 소비자물과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4%를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0.8%, 2월 0.5%, 3월 0.4% 등으로 0%대를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경상수지 흑자에도 내수의 빨간 불이 켜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범위가 축소된 가운데 수출의 감소분이 수입의 감소분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수입의 감소의 주된 이유는 '국제유가 하락' 때문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 최근에 경상수지지 흑자는 유가가 많이 하락하면서 수입액이 줄어들다 보니 경상수지 흑자가 나타는 것"이라며 "지금은 과거처럼 경기가 호황이 아니기 때문에 수출이 증가하면서 흑자로 돌아서기는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전의 경제만큼 수출과 내수경제의 연결고리가 약해진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됐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상수지 흑자라고 하더라도 경상수지 대부분은 무역, 상품 수지가 차지하는 것"이라며 "무역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수입액이 적다보니까 흑자가 되는 것. 이는 내용적으로 바람직한 흑자가 아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실상 이미 오래전 부터 수출하고 내수하고 연관성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삼성전자의 경우 수출 품목 대다수가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에서 수출되는 것이 많다. 즉 삼성이 수출을 많이 한다고 해서 국내 내수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 수출과 내수의 연관성이 약화됐기 때문에 혹시나 수출이 잘 되어도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며 한국 현재 경제 환경의 변화를 설명했다. 

오정근 한국금융 ICT융합학회 회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수출, 수입 모두 감소한 상태에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며 발생환 상황이다"며  "또 투자도 마이너스다.  투자가 줄어들다 보니 일자리가 축소하고 소비할 소득이 없으니 자연히 소비심리가 위축된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 원·엔 환율의 하락으로 인해 수출에 비상등이 켜져있어 내수경제는 더욱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출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이라며 "기업 이익 둔화는 국내 경제 성장성의 리스크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