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신임 대표 이재명, 권성동 예방...여야 협치통한 '민생' 강조
권성동 "종부세 완화" vs 이재명 "과도한 욕심" 미묘한 신경전
[미디어펜=이희연 기자]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가  31일, 만나 인사를 나누며 여야 협력을 다짐했다. 다만 종합부동산세나 내년도 예산안 등 주요 현안을 두고는 시각 차를 드러내면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권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권 원내대표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 대표 역시 "안녕하세요. 얼굴 좋으시네요"라고 화답했다. 

권 원내대표는 먼저 이 대표에게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대선 때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라며 덕담을 건넸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월31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권 원내대표는 "당 대표께서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마지막도 민생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을 아주 인상 깊게 들었다"라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치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 여당은 민주당이다. 169석의 거대 의석을 갖고 있다. 민주당의 협조 없인 법안도 예산도 처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민생, 경제, 민심을 강조하고 계신 만큼 국회가 앞으로 순조롭게 풀려나가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 발언 후 이 대표는 "정치의 가장 요체는 집권자인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라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리인이라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다. 지향하는 목적은 같고 다만 목표에 이르는 길이나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라며 여야 간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야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국민들을 위한, 국가를 위한 정책 추진에는 당연히 협력할 것이다. 지연되거나 못하는 게 있으면 저희들이 먼저 제안해서라도 할 의사를 갖고 있다"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가 제안한 대선 과정에서의 공통공약 입법화와 관련해서는 "권 원내대표께서 말씀하신 공통공약에 대해선 여야간 공통공약추진기구를 만들어서 국민께 드린 약속을 신속하고 내실있게 추진하면 좋겠다"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덕담을 주고 받으며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러나 주요 정책과 관련된 구체적 사안을 두고는 입장차를 보이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말씀을 들으니 협력과 상생이 잘 이뤄지겠구나 기대감이 든다"라며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겠다고 후보 시절 공약했는데 지금 그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그 부분도 관심 갖고 들여봐달라"라고 요청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월31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이 대표는 "종부세 문제에 대해선 당에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얘기는 하고 있다"면서도 "또 그렇다고 권 원내대표께서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을 내진 마시라. 적절한 선에서 처리되길 바란다"라고 받아쳤다.

또한 이 대표는 최근 발생한 수해 피해를 언급하면서 "대통령께서 반지하방의 참혹한 현장을 보시고 주거환경 개선에 대해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그런데 예산안에서 서민용 영구임대주택 예산이 5조6000억원이나 삭감됐다. 그러면 그분들이 갈 데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지적에 권 원내대표는 "야당에서 문제제기하면 논의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두 분이 대학 선후배 사이"라며 "옛날 학고 다닐 때 고시공부했던 이야기들 하면서 편안하게 사담을 나눴다"라고 전했다. 

공개 발언에서 신경전이 오갔다는 지적을 두고는 "비공개에선 그렇지 않았고 편안한 상황에서 차담회 비슷하게 대화를 나눴다"라고 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