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속 박스권 횡보 이어가는 대형주 털어내며 해외 투자 비중 확대하는 모습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기관투자자들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만 10조원이 넘는 물량을 털어내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에만 전체 매도 물량의 3분의 1 수준인 3조원가량 팔아 치우며, 고환율 상황 속에서도 ‘바이 코리아’에 나선 외국인들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 기관투자자들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만 10조원이 넘는 물량을 털어내며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기관투자들은 코스피에서 총 2조 918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기금은 8월 한 달동안 3703억원을 내다 팔았다. 

지난달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는 특히 국내 대형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만 1조200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이어 카카오뱅크(4292억원), SK하이닉스(4133억원), 네이버(1785억원) 순이었다. 

연기금 역시 마찬가지였다. 연기금은 8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5943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이 밖에 SK하이닉스(2719억원), 네이버(533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지난달에만 국한 된 게 아니다. 이들은 올해 들어 견고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매도폭도 키워가는 형국이다.

기관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총 10조78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기금 역시 1조1487억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냈다. 이들의 매도세는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기관은 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식을 각각 8조원, 2조3000억원어치씩을 순매도하고 있다. 연기금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5411억원, 2702억원어치씩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이 코스피에서 매도 우위를 보이는 이유로 국내 주식 비중 축소를 꼽는다. 

국내 증시의 약세장 속 박스권 횡보를 보이는 대형주들을 털어내며 해외 투자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시작된 증시 반등세에 기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라면서 “여기에 강달러 현상, 유럽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부각되며 매도세가 쏟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민연금의 경우에도 오는 2027년 포트폴리오 내 해외 주식 비중을 40% 이상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 투자 비중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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