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장관 "특정인 위해 병역법 개정, 조심스러워"
국힘 의원 10인, 'BTS 병역 특례법 개정안' 국회 상정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문제에 대해 당초 국민 여론을 조회하겠다던 국방부가 곤혹스러워 하는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관련 발언이 파문과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이에 국방부는 여론 조사 실시 계획을 접고, 또한 이 결과만으로 의사 결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3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에게 방탄소년단 병역 특례 여론 조사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이 장관은 "국민의 뜻이 어떤지 알아보겠다는 취지였다”며 "그에 따라 결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발언했다.

현재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는 대중문화예술인·체육인 병역 의무 이행 연령을 현행 30세에서 33세까지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올라있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공정과 상식을 지키는 가운데서 정책을 고려해야 하는데, 법안 발의 내용을 들여다 보겠다"며 "특정인을 위한 건 조심스럽다"고 답변했다.

이 장관이 이 같이 언급하자 국방부는 공보 라인을 통해 "국방부는 BTS 병역 문제에 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하지 않겠다"며 "이 결과만으로 BTS 병역 문제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장관의 여론 조사 발언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나왔다. 당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에게 방탄소년단의 병역 문제에 관한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이 당시 이 장관은 "시한을 정해놓고 결론을 내리라고 했고, 여론 조사를 빨리 시행하자고 지시했다"고 답했다. 이어 "방탄소년단 병역 문제는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다차원적으로 국익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겠지만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3시간 후 언론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발언은 여론 조사를 빨리 하자는 지시가 아니고, 필요한지 검토하라는 지시였을 뿐이었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국방부 장관의 여론 조사 발언이 재생산되자 지난 1일 재차 해명했다.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계류 중인 'BTS 병역 특례법' 개정안./사진=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캡처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대중 예술인에 대해서는 마땅한 기준 자체가 없어 그간 병역 특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 '핫 100' 등을 석권하는 등 세계 음악 시장에서 활약하고 국위 선양을 이어가자 병역 특례 대상자 기준에 대중 예술인이 포함되지 않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후 일부 의원들의 발의로 'BTS 병역 특례법' 개정안이 나왔으나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방탄소년단은 맏형 진을 시작으로 △RM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까지 멤버 전원이 대한민국 국적자이며, 현역 입영 대상자다. 진은 1992년 12월생으로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12월 입대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병역법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 말까지 입영 연기를 신청했고, 2023년부터 현역 징집 대상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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