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 남부지방 직접영향권으로 예보…공항·철도공사 비상 대응 체제 돌입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제 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며 영향권에 있는 제주 및 남부지역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주민들은 긴장속에서 분주하게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전국의 공항과 철도공사도 비상 대응에 나섰다.

   
▲ 태풍 '힌남노' 예상 경로./사진=기상청 제공


4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를 전후해 제주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다. 이 비로 초등학교 지하실과 도로, 차량 등이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서귀포시 대정은 오전 11시 50분께 시간당 74.5㎜의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졌으며 오전 11시 7분과 11분께 대정읍 하모리 주택 마당과 상가가 침수됐다. 비슷한 시각 대정읍 상모리의 한 도로에 있던 차량이 침수돼 배수 작업이 이뤄졌다. 현재 대정읍 하모리 대정오일시장과 대정초등학교 지하실도 침수돼 배수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태풍 당시 큰 피해를 봤던 부산도 역대급 세기의 힌남노가 상륙한다는 소식에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4일 오전 기준 부산은 가끔 비가 내리며 흐린 날씨를 보이고 있다.

많은 비가 올 때마다 침수 피해를 보는 동구에서는 임시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이 일대 아파트 1층에 사는 28명이 가까운 호텔 등 대피 시설로 피신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해운대구도 월파 우려 지역에 있는 주민과 업주를 대상으로 5일 오후 6시부터 시행하는 대피 권고를 내렸다. 대피 권고 발령 지역은 마린시티, 청사포, 미포, 구덕포다.

부산자치경찰위원회와 부산경찰청은 4일 근무 체계를 강화하는 등 특별 교통관리에 나섰다. 경찰은 초량·우장춘 지하차도 등 상습침수지 82곳과 마린시티·민락수변로 등 월파 우려 지역 5곳을 사전 점검을 했으며 태풍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는 5일 교통 '을호' 비상령을 내릴 계획이다. 

수확철을 앞둔 상황에서 전남 등 지역의 과수농가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들 과수농가는 낙과 피해를 막고자 나뭇가지를 고정하고 농장 주변을 둘러 바람막이 그물망을 설치하고 있다. 일부는 태풍 상륙 전 이른 수확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해안가에서도 어선을 점검하는 선주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선착장에서는 어선이 떠내려가지 않게 밧줄로 단단하게 어선과 부두를 연결하고 어선과 어선끼리도 밧줄로 결박했다. 전남 해양경찰서는 항·포구와 방파제, 갯바위 등 연안 취약개소와 위험구역에 대한 안전 순찰 강화에 들어갔다. 태풍의 영향으로 무등산·월출산 등 광주·전남의 국립공원 탐방로가 전면 통제됐고 전남 여객선 22개 항로 39척도 운항이 중단됐다.

전국 공항과 철도공사들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오전 긴급 회의를 열고 열차 안전 운행 방안을 점검했다. 재해가 우려되는 구간은 열차 운행 전 사전 점검열차를 투입해 안전을 확보하고 열차 운행이 조정될 경우 코레일톡 등을 통해 운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지할 예정이다. KTX와 같은 고속선은 초속 45m 이상 강풍이 불거나 시간당 60mm 이상 비가 오면 운행이 중단되며, 일반선은 초속 30m 이상의 바람 또는 시간당 65mm 이상 비가 오면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태풍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풍수해 재난 상황반'을 가동한다. 태풍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부산·여수공항을 중심으로 활주로에 세워진 항공기와 구조물을 결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760여 명을 비상근무에 투입하고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태풍 경로를 실시간으로 주시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강풍에 날아갈 수 있는 건설 자재를 고정하고 태풍 경보가 발령하는 즉시 항공기도 결박할 예정이다.
    
힌남노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4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7m으로 타이완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320㎞ 부근 해상에서 18㎞/h 속도로 북상 중이다. 이날 밤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을 지나 북상해 5일과 6일 제주와 부산, 전남 등이 태풍의 직접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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