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 달 동안 7790억원 매도…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익 챙겨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에서 ‘팔자’ 기조로 돌아섰다. 지난달 한 달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주식이 약세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에서 ‘팔자’ 기조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약 126억7137만달러 순매수하고, 약 132억4290만달러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매도 결제액에서 매수 결제액을 뺀 순매도 결제액은 약 5억7153만달러(약 779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순매도액(367만달러)의 155.7배에 달하는 수치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 들어 뉴욕 증시에서 줄곧 매수 우위를 보여 왔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처음으로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미국 증시 약세와 환율 급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7월 이후 증시가 반등하면서 수익 및 환차익을 챙긴 것도 한몫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미국 증시는 지난달 하락했다.

지난 한 달간 대형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24% 내려 앉았다.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4.06%)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4.64%) 역시 나란히 4%대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3일 미국의 8월 물가지수 발표일 전후 미 주식시장이 베어 마켓(약세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미국 주식을 포함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을 조언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했다고 하지만, 아직 밸류에이션이 과거 20년 평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 침체 우려에 의해 밸류에이션의 추가 하락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3일 물가 발표일까지 미 증시는 약세일 가능성 있지만 전 저점을 하회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5%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하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8월 물가 상승률이 7%대로 나오려면 전월 대비 하락률이 0.4%는 돼야 한다”면서 “8월 물가는 기대보다 높을 가능성이 커 9월 중순까지는 보수적인 대응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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