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눈치보는 새민련·원칙 못 지킨 새누리당 퇴행하는 국회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졸속논란…국회정치는 퇴행

공무원연금개혁안의 본회의 처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여야 의원들 스스로 초래한 ‘자업자득’ 당연한 결과다. 공무원연금이 아니라 애꿎은 국민연금을 건드린 후폭풍이다. 여야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인상하는 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원래는 금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막판의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잘됐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합의하는 것은 국회 정치가 더욱 퇴행하는 길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독일 42%, 미국 41%, 영국 37.9%, 일본 37.5%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을 통해 가입한 사람들에게 어느 선까지 소득을 보장하느냐의 여부를 말한다. 그런데 현재 2015년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6.5%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소득대체율 40%라는 것은 2028년에 소득대체율을 해당 수준까지 낮춘다는 기존 합의를 의미한다.

   
▲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독일 42%, 미국 41%, 영국 37.9%, 일본 37.5%이다. 현재 2015년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6.5%다. /사진=연합뉴스

국회에서는 이를 50%로 다시금 끌어올리자는 합의를 논하고 있다. 71%에 달하는 공무원연금 소득대체율(퇴직금 포함)의 구조적인 본질을 뜯어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서 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장, 답이 나오지 않는 이유

다른 나라는 40%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국민연금인데, 새정치민주연합은 40%에서 되려 50%로 올리자고 주장한다. 여러모로 살펴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노령화 속도에서 우리나라는 앞서 언급된 다른 나라들 보다 훨씬 빠르며 경제규모도 작다. 국민들이 일구어낸 부의 크기 자체가 다르다. 경제성장율도 이들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 아니다. 오히려 잠재성장율이 1% 대로 하락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에는 더욱 어두운 미래가 예정되어 있다.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60%에서 40%로 낮추자고 합의한 지 8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8년이 지나 다시금 이를 올리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장은, 그리스나 스페인처럼 우리나라가 공적연금으로 인해 결단나는 모습을 더 빨리 연출하자고 얘기하는 격이다.

   
▲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무원집단을 위해 개혁의 본질을 흐리고 있으며,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개혁 합의를 정치담합, 야합의 일종으로 삼아 국익을 위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도리어 국민연금으로 불똥이 튄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면, 국민연금의 적자 폭은 넓어지며 기금 고갈시기는 더욱 빨라진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2000만 명을 돌파한 지 오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근로자로 일해 온 거의 모든 국민이 자신의 국민연금을 두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상황을 하루속히 보고 싶은가 보다.

공무원집단 위해 움직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원칙 못 지키는 새누리당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야 행태를 다시금 되돌아본다. 지난 며칠간 펼쳐진 여야의 인기영합적이고 근시안적인 합의는 ‘합의’가 아니라 ‘매표 행위’나 다름없다. 국회의원이 특정이익집단이 아닌 국익을 위해 복무해야 하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의무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입법기관으로서 ‘헌법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무원집단을 위해 개혁의 본질을 흐리고 있으며,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개혁 합의를 정치담합, 야합의 일종으로 삼아 국익을 위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합의안에 따른다 하더라도 향후 매년 23조 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가야 하는 공무원연금이다. 공무원연금에는 ‘적자재정’이라는 말도 아깝다. 공무원연금을 ‘기생재정’이라 불러도 마땅할 지경이다. 이대로 공무원연금개혁법안이 통과된다면, 19대 국회의원 300인은 매년 23조 원의 재원을 책임져라.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공무원연금개혁안의 본회의 처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여야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인상하는 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원래는 금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막판의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