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신혼부부 10쌍 가운데 8쌍은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결혼 5년 이하 신혼부부 2677쌍을 조사한 '2014년도 신혼부부 가구 주거실태 패널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 2014년 신혼부부가구 주거실태 패널조사 결과 자료/사진=국토부

먼저 조사대상 신혼부부 가운데 84.7%는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전국 2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 '2014년도 주거실태 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79.1%가 '그렇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 의지가 일반가구보다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저소득(1∼4분위)층과 중소득(5∼8분위)층 신혼부부 가운데 각각 85.3%와 84.9%가 내 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고소득층(9∼10분위)의 79.0%보다 비율이 높았다.

고소득층은 전·월세로 살더라도 중·저소득층에 비해 주거불안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고 집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 내 집 마련 의지가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이 비율은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가 85.6%,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가 80.4%여서 자녀 유무에 따라 5.2%포인트 차이가 났다.

신혼부부들이 예상하는 내 집 마련 때까지의 기간은 평균 8년 9개월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사는 신혼부부들은 10년, 그 외 지역에 사는 신혼부부들은 7년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별로는 저소득층이 9년 6개월, 중소득층이 8년 1개월, 고소득층이 5년 9개월을 예상했다.

높은 내 집 마련 의지와 달리 신혼부부의 62.9%가 전·월세 등 남의 집을 빌려 살았다. 내 집이 있는 경우는 29.4%에 그쳐 일반가구(자가 53.6%, 임차 43.5%)에 비해 크게 낮았다.

집을 임차해 사는 신혼부부 가운데 77.5%는 전세로 살고 있었으며 평균 전세 보증금은 1억1200만원이었다. 보증부 월세의 비율은 21.9%였다.

내 집이 있는 신혼부부는 평균 1억9800만원의 주택에 살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억3000만원, 비수도권이 1억7100만원으로 수도권에서는 일반가구보다 7800만원 정도 싼 주택에 신혼부부들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의 47.3%가 10년 이하 주택에 거주해 일반가구(26.2%)보다 새집 선호도가 더 높았다. 10년 초과 20년 이하 주택에 사는 신혼부부가 38.0%, 20년 초과 주택에 사주는 신혼부부는 14.7%였다.

또 52.3%에 해당하는 신혼부부는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으며 이유로는 저렴한 임대료(74.2%)와 임대료 상승 걱정이 없다는 점(21.6%)를 꼽았다.

입주 의향이 없는 신혼부부들은 '좋지 않은 사회적 인식'(29.7%), '작은 주택규모'(29.3%), '좋지 않은 주택성능'(14.4%) 등을 이유로 꼽았다.

주택 위치를 결정할 때는 직장과 거리(47.6%), 주거 환경(26.6%), 부모 집과의 거리(17.7%) 등 순으로 고려했다. 특히 부모 집과 거리를 고려한다는 신혼부부의 43.3%는 처가와의 거리, 39.3%는 시댁과의 거리를 감안해 주택 위치를 결정했다.

주택자금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이나 융자해 마련한 신혼부부가 35.5%로 가장 많았고 부부의 자금만으로 집을 산 경우가 21.8%, 부부 자금에 부모와 친인척들이 상속해준 자금을 더한 경우가 13.8%였다.

신혼부부의 57.2%는 대출이나 융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1금융권에서 받은 경우가 83.9%로 가장 많았고 제2금융권 9.3%, 부모·친척·지인 등이 9.2%, 직장·공공기관이 5.3%였다.

대출·융자를 받은 목적은 주택자금 마련이 87.4%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다음으론 생활비 마련 7.1%, 자동차 구입비 마련 6.5%, 사업과 투자자금 마련 5.7% 순이었다.

신혼부부들은 이자를 포함해 대출을 상환하는 데 월 평균 52만원을 쓸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대출을 받은 신혼부부가 실제 내는 상환액은 월 평균 70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신혼부부 가구의 35.5%는 대출·융자 상환부담으로 생활비는 아니지만 저축·오락비 등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고 13.5%는 생활비를 줄일 정도, 9.1%는 빚을 갚고자 빚을 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조사대상 신혼부부 중에 맞벌이 가구는 37.2%였다. 이 비율은 결혼 1년차인 신혼부부는 44.8%, 2년차 40.9%, 3년차 30.0%, 4년차 37.9%, 5년차 32.3%로 연차가 오래될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맞벌이를 택한 이유는 '주택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41.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여유로운 삶을 위해'(19.7%), '생활비 마련'(17.1%), '육아·교육비 마련'(10.7%) 등 순이었고 '직장생활을 원해서'라고 답한 비율은 8.9%에 그쳤다.

외벌이의 경우에는 '부부 중 한 명이 자녀를 키우킬 희망해서'라는 이유가 81.5%로 대다수였고 '부부 중 한 명이 집안 살림을 전담'(10.5%), '취업 못함'(2.2%), '직장생활을 원하지 않음'(2.1%), 기타(3.7%) 등이었다.

맞벌이 신혼부부 가구의 연소득은 평균 5천162만원로 외벌이 신혼부부 가구(3천675만원)보다 약 1.5배 많았다.

신혼부부의 월 지출액 평균은 저축을 포함해 265만원이었다. 최대 관심사는 육아(34.6%)였으며 '소득과 재산증식'(28.4%), '대출·융자 등 부채상환'(7.5%), '출산과 가족계획'(6.5%)이 뒤를 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정부의 신혼부부 지원정책 가운데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꼽은 정책은 '육아지원 정책'(53.4%), '주택마련 정책'(35.5%), '생활안정 정책'(11.1%) 순이었다.

조사대상 신혼부부의 현재 자녀수는 평균 1.19명, 계획 자녀수는 1.83명으로 모두 2명에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