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 종가 2400선이 붕괴됐다. 지난 7월 하순에도 코스피는 2400선이 무너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달러당 1300원대 초반 수준에 머물던 환율이 1380원대로 폭등했기 때문이다. 이제 강(强)달러 수준이 아니라 ‘킹(King)달러’라는 말이 나온다.

   
▲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 종가 2400선이 붕괴됐다. 지난 7월 하순에도 코스피는 2400선이 무너진 적이 있었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무렵이 마지막이었다. 무려 13년 5개월 만에 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문제는 지금이 금융위기가 ‘아니라는’ 데 있다. 2009년 달러 환율은 금융위기라는 사건에 의해 치솟은 양상이었지만, 이번엔 딱히 정해진 이벤트 없이 서서히 올라와 현 수준에 이르렀다는 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치솟은 환율이 어디까지 올라가는지를 예측하는 것도 당장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다만 ‘상단이 열려 있다’는 전망을 간신히 내놓을 수 있을 뿐이다. 일단 1400원선이 돌파되리라는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는 이미 많다.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도 보인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달러화 강세에 대해 “미국 채권금리 상승과 동조화(Coupling)를 이루고 있으며,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인상 지속 발언으로 예상보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달러 환율이 14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정부와 금융당국의 환율 개입 필요성을 얘기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지난 5일 달러 환율이 1370원대를 돌파하면서 정부와 한국은행, 금융당국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사실상의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다음날인 6일에도 환율은 계속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외환보유액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한국으로선 현시점 적절한 외환보유 수준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한은과 정부는 현재의 외환보유 수준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해명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IMF에서 왔다"고 강조하며 "어느 직원도 IMF 기준의 150%를 외환보유액으로 쌓으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문제는 ‘흐름’이라는 반론도 있다. 최근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외환보유액이 작년 11월 고점 대비 300억원 넘게 줄었다는 것이다. 전례를 찾기 힘든 방식으로 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증시 불확실성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의 모든 측면이 위태로운 형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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