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 8곳 중 포함…10만5609㎡ 대상 3115가구 신축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겨울이 되면 이 길을 또 어떻게 지날지 또 걱정입니다. 소방차 진입이나 공원 조성같은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일단 주민들의 생활부터 너무 힘들어요.(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에 거주하는 60대 A씨)"

   
▲ 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 전경./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지난 7일 찾은 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의 한 골목에서 가파른 계단 오르던 주민 A씨는 이와 같이 말했다. 구릉지에 위치해 지역 자체의 경사가 상당한 아현1구역 중에서 길고 가파른 계단으로 이뤄진 이 골목은 영화 '기생충'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계단 양측으로는 오래된 빌라와 주택이 바로 맞붙어 있다.

노후화된 주거 환경 개선이 시급한 아현1구역이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로 선정되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자치구를 통해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 2차 공모를 진행해 총 8곳을 신규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들 후보지가 개발되면 1만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선정된 8곳은 주민 30% 이상의 동의를 거쳐 공모에 참여한 노후 주거지들로 노후도와 접도율, 호수밀도 등 서울시 정비구역 지정요건을 충족해 '국토부·서울시 합동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정부부터 추진돼 오고 있는 공공재개발은 법정 상한 용적률의 120%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늘어나는 용적률의 20∼50%는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기부채납받는 방식의 도시정비사업이다. 공공재개발을 통해 개발이 진행되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사업비 지원 및 이주비 융자 등 각종 지원이 제공된다.

선정된 8곳에 대해서는 앞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주민 설명회를 열어 개략적인 정비계획안과 사업성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서울시는 후보지에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주민과 상시 소통 체계를 갖출 방침이다. 서울시는 또 아울러 지분쪼개기, 갭투자, 분양사기 등의 투기를 막기 위해 조합원의 분양 권리 산정 기준일을 공모 공고일로 고시하고 후보지로 선정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및 건축허가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 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 일대에 재개발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아현1구역은 이번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로 선정 된 곳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곳은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이 가깝고 시청, 종로, 여의도 등 업무지구로 이동이 용이해 입지 면에서는 미래가치가 크다. 개발이 완료된다면 용도지역 1종·2종주거(7층)·2종·3종·준주거에 구역면적 10만5609㎡ 대상 기존 2246가구가 3115가구 규모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아현뉴타운 일대 마지막 정비사업 구역이다.

아현1구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50대 B씨는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아현 뉴타운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아현동 일대의 분위기가 많이 개선됐지만 오래된 주택이 이리저리 엉켜있는 아현1구역 같은 곳은 여전히 주거환경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 수도 많고 이곳에서 오랫동안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인들도 많아 이권 다툼이 다소 발생하고 있다"라며 "때문에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소한 공공재개발 구역으로 선정되는 것이 빠르게 개발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 내 한 골목길 모습./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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