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예 787-9 내 309개 좌석·엔터테인먼트 시설 탑재
다양한 기내식 구성, 티웨이 항공권 판매가와 비슷해
덤핑 수준 항공권 판매, 수익성 악화 이어질 가능성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싱가포르 노선에 취항한 가운데 경쟁사 티웨이항공 대비 호평을 받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하지만 에어프레미아가 저가 판매 정책으로 승부를 보는 만큼 극복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 에어프레미아 787-9./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9일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올해 8월 자사 싱가포르 노선 탑승률이 77%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같은 기간 48.4%를 기록한 티웨이항공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에어프레미아가 1대만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여준 성과다.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하며 기재도 보잉으로부터 787-9 드림라이너를 들여왔다. 통상 737이나 A320 시리즈부터 시작하는 여타 저비용 항공사(LCC)와는 다른 부분이다.

   
▲ 에어프레미아 787-9 좌석표./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경쟁사 티웨이항공은 347석을 탑재한 12년 기령의 에어버스 A330-300을 들여왔다. 이 중 12석은 비즈니스석으로, 프리미엄 플랫 베드가 적용되며, 이코노미석의 앞뒤 간격은 32인치다.

한편 최근 생산된 에어프레마의 787-9는 309개 좌석을 탑재했다. 앞뒤 좌석 간격 35인치, 42인치로 모두 이코노미석으로, 비즈니석을 둔 티웨이항공 A330-300 대비 다소 열세인 부분이라는 평도 나온다. 하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에 적용되는 42인치는 동급 좌석 가운데 가장 넓은 수준이고, 티웨이항공 A330-300 대비 좌석 수가 적어 더욱 쾌적하다는 게 에어프레미아 측 설명이다.

   
▲ 에어프레미아 787-9 이코노미 좌석. 앞뒤 좌석 간격은 42인치(상단)·35인치(하단)로 구성돼 있다./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또 좌석마다 FHD 터치 스크린을 달아뒀고, 6편의 영화를 넣어두는 등 비행 중 엔터테인먼트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담요와 헤드폰을 기본 제공하고, 전 좌석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 시설을 완비해뒀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승객에게는 각종 어메니티와 기내용 슬리퍼도 주어진다.

   
▲ 에어프레미아 기내식./사진=에어프레미아 제공

인천-싱가포르 구간 비행에는 6시간 가량 소요되는 만큼 기내식 서비스도 제공한다.

에어프레미아에 따르면 인천공항 출발편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기내식단은 치킨 떡갈비·연어 샐러드·초코 케이크·빵·해물 덮밥, 해외 공항발 복편은 소고기죽·과일·요거트·치킨 샐러드·오믈렛으로 구성돼 있다.

인천공항 출발편 이코노미석 승객에 대해서는 제육볶음·새우 샐러드·빵·치킨 샐러드·크림 파스타를, 돌아오는 편에선 스크램블(오믈렛)·감자 샐러드·야채죽을 내어준다.

이 같은 서비스를 모두 포함해도 인천-싱가포르 노선 항공권은 33만~40만 원 수준으로 판매 중이다. 티웨이항공도 비슷한 가격에 해당 노선 항공권을 판매 중이지만 기내식 서비스는 별도 비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고, 좌석별 스크린도 탑재하고 있지 않다.

항공사는 항공기 운용을 통해 사업을 영위해 나가는 만큼 다수의 기재를 보유해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달 중 보잉 에버렛 공장에서 신조 기재인 2호기와 중고 기재인 3호기를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또 2024년까지는 총 10대의 기단을 꾸린다는 입장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4호기와 5호기를 들여올 계획"이라며 "그 전까지는 LA와 싱가포르에 2대, 도쿄(나리타)·호치민·방콕 노선에 1대를 투입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 인천-싱가포르 항공권 가격표./사진=구글 캡처

한편 에어프레미아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뚜렷하다.

우선 에어프레미아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저렴한 가격 문제는 동시에 회사 성장의 분명한 한계점으로도 작용한다. 경쟁사 대비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해 인천-싱가포르 노선에서 대폭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대에 따라 다르나,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싱가포르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들은 55만~140만 원 선에서 해당 노선 항공권을 판매하면서도 다수의 기재를 투입하고 있다. 이는 에어프레미아가 출혈 경쟁을 벌인다 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미하다는 것과도 연결된다.

그럼에도 에어프레미아가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낮은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건 신생 항공사인 만큼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에어프레미아가 자사 대비 업력이 상당한 티웨이항공보다 싱가포르 노선에서 더 높은 탑승률을 보인 건 놀라운 일"이라면서도 "허니문 기분으로 시작한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규모의 경제' 이론에 따라 통상 항공사들의 보유 기재가 늘어나면 단위 사업 비용은 적게 들어간다.

황 교수는 "차후에는 유지 비용이 현재보다 덜 들어 원가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좌석 판매 가격을 높여 시장에 안착하게 될 것인데,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우리도 가격 책정 부분에 대해 상당히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차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권 가격의 80% 수준에서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후에는 항공 동맹체(얼라이언스)에도 가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스카이팀·스타얼라이언스·원월드 등에 가입해 공동 운항을 하고 있고 마일리지도 쌓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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