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직후 부동산관계장관회의서 논의할 분위기…"주택 경기 침체 경착률 대비"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정부가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리 인상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수요 심리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냉각되면서 주택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시장 경착륙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는 이번 추석 연휴 후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 회의에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해제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전해진다.

이는 15억원 초과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의 편의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규제라는 인식 때문이다. 15억원 초과 대출 규제는 현재 헌법재판소에 위헌확인 소송이 제기됐다. 정부는 그동안 대출한도 확대가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해 신중론을 펼쳐왔다. 이와 같은 이유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공약도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해왔다.

이번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LTV 완화 조치는 최근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과 함께한다. 주택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해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냉각을 막는데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주(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0.17%를 기록하며 지난주보다 하락폭을 0.02%포인트 키웠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지난주보다 0.02%포인트 더 떨어진 -0.15%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주에 비해 0.21% 하락했으며 지방은 0.13% 떨어졌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 및 주택가격 추가 하락 우려 등으로 거래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급매물 위주 간헐적 거래와 매물 가격 하향조정이 지속되면서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분석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5일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지 조치가 도마 위에 오르자 언젠가는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금융 현안 관련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언젠가는 논의돼야 할 이슈라고 생각한다"며 "언제까지 갈 수는 없지만 다만 어느 시점에 어떤 방향으로 논의할지는 주택담보대출비율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전후로 부동산 관계 부처가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한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회의와 관련해 정확히 들은 게 없다"면서 "다만 계속해서 그렇게 갈 수 없으니깐 어쨌든 한번은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9억원, 15억원이라는 애초에 별다른 근거가 없는 기준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대출규제 완화 방안은 시장정상화의 내용으로 볼 수 있다"며 "15억원 대출규제 강화 조치 이후에도 집값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DSR 차주규제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고가구간의 LTV만 완화된다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고가주택 LTV 완화에 해당되는 대상은 15억원 이상 주택을 구매하는 수요자일텐데 유사한 가격의 다소 더 비싼 집으로 갈아타는 경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이 전체 매매시장의 활성화까지 예단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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