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병호(36·kt 위즈)가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게 됐다.

kt 구단은 11일 키움 히어로즈와 고척돔 원정경기를 앞두고 박병호의 1군 등록을 말소하고 내야수 양승혁을 엔트리에 올렸다.

박병호의 이탈은 발목 부상 때문이다. 박병호는 전날 키움전 2회초 공격에서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달리다 발목을 접질렀다. 태그를 피하며 2루를 밟는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이 꺾였다. 구급차에 실려 후송될 정도로 부상이 심해 보였는데, 남은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도 복귀는 힘들 전망이다.

   
▲ 사진=kt 위즈 홈페이지


이강철 kt 감독은 이날 "박병호의 올 시즌은 끝난 것 같다. 본인도 (발목 상태가) 안 좋다고 한다"며 팀의 주포가 부상으로 이탈한 데 대해 크게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인대를 다친 박병호는 병원 검진을 받았지만 추석 연휴인 관계로 전문의의 정밀 진단을 받지 못했다. 연휴가 끝나는 13일(화) 재검진을 받을 예정인데, 박병호 스스로 느끼는 부상 정도가 심상찮아 1~2개월 안으로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FA 계약을 하고 키움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병호는 나이로 인한 기량 저하 우려를 날려버리고 '홈런킹'으로 부활했다. 120경기 출전해 타율 0.273에 33홈런, 9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아직 시즌이 꽤 남았지만 홈런 부문 선두를 질주해온 박병호의 홈런왕은 예약된 상태다. 홈런 2위인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24개)보다 9개나 많아 앞으로 경기 출전을 못하더라도 박병호가 홈런왕에 오를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kt 위즈는 간판 홈런타자 없이 시즌 막판 순위 경쟁과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한다. 10일 현재 kt는 키움에 불과 반게임 차 앞선 3위에 올라 있다. 7게임 차로 벌어진 2위 LG 추격은 힘들어졌고, 어떻게든 3위라도 차지해야 포스트시즌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병호가 빠짐으로써 kt 타선의 무게감은 많이 떨어진다. 포스트시즌에 가더라도 단기전의 특성상 한 방 있는 타자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 박병호의 부상 이탈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다.

이날 키움전에서 kt는 박병호 대신 4번타자 중책을 강백호에게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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