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불안,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불확실성 지속
리스크 축소를 우선순위…내년 경영계획 고민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글로벌 공급망 불안,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내년 경영 수립을 앞둔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내년에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긴축’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오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2023년 경영계획 수립에 들어갈 전망이다.

   
▲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하얀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사태 이후 기업들이 경계해온 ‘불확실’성은 내년에도 핵심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시장은 내년에도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3.2%에서 내년 2.9%로, 국제 교역 증가율은 올해 4.1%에서 내년 3.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과 내수 모두 경고음이 울리면서 기업들이 내년에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도 보수적으로 집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 회복이 관건이지만, 최근 각종 지표에서 긍정적 시그널이 보이지 않는다”며 “신사업 준비를 위한 필수 투자를 제외하고는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허리띠를 조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반기 수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내년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올해 1∼8월 누적 무역적자는 247억23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반도체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07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8%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소비자 구매력 감소와 과잉 재고 등에 따른 수요 약세로 26개월 만에 감소했다.

기업들은 하반기에 수출 감소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 전망과 정책과제 조사’를 살펴보면 기업 64.7%가 ‘올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출감소 원인으로 중국 등 주요 대상국의 수요 감소를 나타내는 ‘차이나 리스크’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44.3%), 이어 부품, 원자재가 인상 충격(37.6%), 공급망 위기(18.1%) 순이었다.

내년 수출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조사대상의 66%가 ‘올해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5.7%에 그쳤다.

대기업 관계자는 “수출이 줄면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많은 기업들이 리스크 축소를 우선순위에 두고 경영계획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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