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부담 및 사기·전세금 미반환 등 부담 적어 전세보다 월세 선호
[미디어펜=이동은 기자]금리 인상과 전세 보증금 사기 피해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보다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4일 직방에 따르면 자사 어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대상으로 선호하는 주택 임대차 거래 유형을 조사한 결과 57%가 전세 거래를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월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율은 43%다.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절반 이상이 전세 거래를 선호하지만, 월세 거래 선호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직방이 지난 2020년 조사했을 때는 응답자의 78.7%가 전세, 21.3%가 월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2년 만에 월세 응답 비율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임차인 중 월세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올해 42.6%로 2년 전 17.9%보다 비율이 급증했다.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목돈 부담이 적어서 40.4% △사기, 전세금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어서 20.7%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서 13.5% 등이 꼽혔다. 

2020년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사기, 전세금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어서’ 이유가 약 2배가량 증가했으며,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서’도 응답 비율이 늘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매매가격이 하향 추세이고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부담 등이 커져 무리하게 주택을 매입해 전세로 매물을 내놓았다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또한 임대인의 개인 채무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제도의 허점을 노려 전세 사기를 치는 경우가 늘어나는 등 이러한 불안한 요인들로 2년 전보다 월세 거래가 더 낫다고 답한 응답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세 거래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임차인은 △매월 부담해야 하는 고정지출이 없어서 53.8%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적어서 22.0% △내 집 마련을 하기 위한 발판이 돼서 10.1% 등을 이유로 답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조 속 월세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 가격도 오른 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임대인의 대출 부담 증가까지 겹치면서 보증금 반환에 대한 이슈와 분쟁이 늘어나면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가 낀 임대차 거래량은 총 7만 1442건으로 통례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부담으로 전세 보증금 목돈 마련이 어렵고 깡통전세 위험이 증가하면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임대차 시장 변화 속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상호 간의 신용 확인을 통해 안전한 임대차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