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반도종합건설 진행 사업 없는 계열사 흡수합병으로 청산
[미디어펜=이동은 기자]반도그룹의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이 시행 계열사를 흡수합병한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진행 사업이 없는 계열사를 정리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등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반도건설 CI./사진=반도건설 제공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종합건설은 오는 1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대영개발, 대호개발, 한길개발, 한영개발을 흡수합병한다. 반도건설은 화인개발을 흡수합병한다.

대영개발과 대호개발, 한길개발, 한영개발, 화인개발은 반도그룹이 2010년대 초반 부동산 개발을 위해 설립한 시행사다. 환인개발은 반도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곳은 반도종합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대영개발은 강원도 원주기업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를 공급한 시행사다. 한길개발은 김포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5차와 고양시 덕양구 지축역 북한산 유보라를 분양했다. 화인개발, 대호개발, 한영개발도 각각 원주기업도시, 울산광역시 북구,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에 반도유보라를 공급했다.

특히 이 중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분양대금을 기반으로 반도그룹의 한진칼 지분 매입에 활용되기도 했다. 대호개발이 한진칼 주식 550만 3594주, 한영개발이 535만 7406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26일 대호개발은 전부, 한영개발은 61만주를 남기고 474만 7406주를 주당 6만 2500원에 처분했다. 7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은 택지 매입, 신사업 추진 등에 쓰일 전망이다.

반도그룹의 계열 시행사 흡수합병은 추가 사업이 없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계열사를 정리하는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흡수합병되는 계열사들은 진행 사업장의 분양이 완료되면서 최근 실적이 사실상 없다. 지난해 한길개발의 매출은 1억 7389만원이며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의 매출은 0원이다. 지난해에도 반도건설은 하우징개발과 제니스개발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행 계열사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반도종합건설 밑에는 대창개발과 대현개발, 반도건설 밑에는 반도와 케이피디개발만이 남게 됐다.

반도그룹은 과거 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확보해 개발에 나섰지만 최근 토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택지지구 지정이 점차 줄어들면서 공급 물량이 감소한 데다 공공택지 입찰참가 자격이 강화된 영향이다. 반도그룹은 최근 몇 년간 공공택지를 낙찰받지 못해 논란이 불거진 ‘벌떼 입찰’과도 무관하다.

이에 반도그룹은 공공택지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민간개발, 정비사업, 신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신사업으로는 PC(사전제작 콘크리트)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반도종합건설은 지난 7월 PC사업부를 코어피씨로 분할했다. 지난해에는 여주 PC공장을 인수했으며, HCS(할로우코어 슬래브) PC 제품을 생산해 아파트 지하주차장, 물류센터, 경기장, 데이터 센터, 지식산업센터, 반도체공장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반도그룹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공공택지 낙찰받지 못하면서 사업이 없는 계열사들이 늘어났다”며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이러한 계열사들은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수익성 높은 계열사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전반적으로 그룹 재정비를 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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