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산업, 계열사 주택브랜드 '우방아이유쉘'까지 차용했지만 88% 미달
[미디어펜=이다빈 기자]동아건설산업이 계열사 주택브랜드까지 차용해 분양한 '우방아이유쉘 유라벨'이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지방 분양시장 악화를 비롯해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2단지 '인분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의 시공사인 우방산업과 우방아이유쉘 유라벨의 시공사 동아건설산업은 같은 SM그룹의 건설부문 계열사다.

   
▲ 우방아이유쉘 유라벨 청약 결과./사진=한국부동산원 청약홈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우방아이유쉘 유라벨의 청약 결과 일반분양 물량 전체의 88%에 해당하는 269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우방아이유쉘 유라벨은 경북 칠곡군 일대에 최고 29층, 4개 동, 310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동아건설산업은 지난 5일 특별공급에 이어 6일과 7일 각각 1순위, 2순위 청약 접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96가구를 공급한 63㎡ 타입에서 18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109가구를 분양한 84㎡ 타입에서 81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지방 청약 단지들도 고전하고 있다. 이에 동아건설산업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계열사 주택브랜드 '우방아이유쉘'까지 차용했지만 대규모 미달을 피하지 못한 상황이다. 

동아건설산업은 지난 2016년 SM그룹에 인수된 후 우방, 우방산업, 경남기업, 삼환기업 등과 함께 SM그룹 건설부문 계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0년 주택 브랜드 '더 프라임'을 내놓은 동아건설산업은 인수 후 SM그룹과 함께 새로운 주택브랜드 '라이크텐'을 런칭하고 라이크텐 브랜드를 적용한 단지들을 공급했다.

동아건설산업이 '우방아이유쉘'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5월부터다. 당시 동아건설산업은 우방과 함께 시공을 맡아 '창원 진해 비전시티 우방아이유쉘'을 분양했고 이어 2021년 5월 우방산업과 함께 '이천 진암지구 우방아이유쉘 메가하이브'를 공급했다. 

창원 진해 비전시티 우방아이유쉘과 이천 진암지구 우방아이유쉘의 경우 각각 우방, 우방산업이 동아건설산업과 더불어 시공을 맡았기 때문에 두 계열사의 주택브랜드인 '우방아이유쉘'의 사용이 자유로웠다. 하지만 이번 우방아이유쉘 유라벨의 경우 동아건설산업 단독으로 시공해 우방아이유쉘 브랜드를 사용하는데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동아산업개발이 별도 브랜드 사용료까지 감수하며 이번 분양에 절실했던 이유는 지방 청약 열기가 차갑게 식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고 전세대출 규제는 지속되면서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심화되자 상대적으로 선호도 높은 주택브랜드를 내세운 것이다.

동아건설산업 관계자는 "대구 등 지방에서는 공급물량이 많았던 '우방아이유쉘'의 브랜드 인지도가 '라이크텐'보다 긍정적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아건설산업이 우방아이유쉘 브랜드를 사용하려면 브랜드 사용료 등을 지불해야 한다"며 "정확한 비용 및 절차는 브랜드 적용을 결정한 시행사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지난 7월 '인분 사태'가 발생한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2단지 전경./사진=미디어펜


일각에서는 최근 도마 위에 오른 이른 바 '인분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되며 청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7월 우방산업이 경기 화성시 일대에 공급한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2단지'에서는 악취 민원이 발생했고, 해당 세대 내 안방 드레스룸 천장에서 인분이 들어있는 봉지가 발견됐다. 이에 시공사인 우방산업은 하자 보수를 진행했지만 입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우방아이유쉘 단지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있었던 만큼 오히려 라이크텐으로 분양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우방아이유쉘 브랜드 신뢰도 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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