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은 상품 위주 포트폴리오 한계 뚜렷
내달 카카오페이손보 출범…출혈 경쟁 예고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신한EZ손해보험 등 디지털보험사들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경쟁사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기존 디지털보험사들이 부진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사진=캐롯손해보험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보험사 3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은 올 상반기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초 인터넷 전업 생보사로 지난 2013년 출범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단 한번도 적자를 벗어난 적이 없다. 올해 상반기에도 66억9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총포괄손익은 394억82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악화됐다.

지난 2019년 출범한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2019년 91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020년 381억원, 지난해 6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가 66억원 늘었다.

2020년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품으면서 디지털손보사로 출범한 하나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51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하나손보는 2020년에도 68억원의 적자를 냈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6월 자회사로 편입해 디지털손보사로 출범시킨 신한EZ손해보험도 올해 상반기 45억원의 적자를 냈다.

디지털보험사는 상품 포트폴리오가 단기소액보험, 자동차보험 등 수익성이 낮은 상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 또 비대면시장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보험시장은 여전히 설계사 위주의 대면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영업에 한계가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에 이어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내달 출범을 앞두고 있어 기존 디지털보험사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 판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소비자가 참여하는 DIY(Do It Yourself)보험, 플랫폼과 연계 보험 등 일상생활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상품 개발할 예정이다.

가령,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휴대폰파손 보험,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 커머스 반송보험 등이 이에 해당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들이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미니보험, 자동차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암보험, 종신보험 등과 같은 장기인보험을 판매해야 하는데 장기인보험의 경우 보장 내용과 약관 등 설계사의 설명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설계사 없이 비대면으로는 판매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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