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으로선 일본이 참 야속한 짓을 했다. 일본은 미국전에서 다 잡은 경기를 역전패해 한국의 결승행을 좌절시켰다. 이어 3-4위전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져 노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8(18세 이하) 야구대표팀은 1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U-18 야구월드컵(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2-6으로 패했다. 일본이 동메달을 가져갔고, 한국은 4위의 성적으로 대회를 끝냈다.

   
▲ 사진=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공식 SNS


한국은 앞서 18일 밤 열린 일본-미국의 서스펜디드 재개 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행, 또는 3-4위전행으로 운명이 갈리게 되어 있었다. 슈퍼라운드를 4승1패로 마친 한국은 대만과 공동 선두를 기록하고 있었다. 일본이 2승2패, 미국이 3승1패인 상태에서 두 팀은 18일 새벽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이 경기에서 일본이 이기면 한국과 대만이 결승에 올라 우승을 다투고, 미국이 이기면 미국이 결승 티켓을 따 대만과 우승을 다투게 되어 있었다. 미국이 이길 경우 한국-대만-미국이 나란히 4승1패 동률을 이루지만 3개팀간 대결에서의 TQB(Team/s Quality Balance)를 따져 순위를 가리는 대회 규정에 따라 한국이 3위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TQB는 (득점/공격이닝)-(실점/수비이닝)으로 계산된다. 예선라운드와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은 미국에 5점차(3-8패)로 지고 대만에는 1점차(3-2승)로 이겨 TQB -0.267로 대만(0.238), 미국(0.021)에 뒤졌다.

한국으로서는 일본이 무조건 이기기를 바라며 응원해야 하는 상황. 그런데 일본이 3-2로 앞선 채 3회초 무사 만루에서 재개된 경기에서 일본이 3-4로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은 3회초 추가 득점 기회에서 세 타자가 내리 삼진을 당해 한 점도 더 뽑지 못했다. 계속 3-2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일본은 7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미국에 2실점하며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한국의 결승행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3-4위전으로 밀려난 한국은 얄미운 일본에 패하며 동메달 획득에도 실패하는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8-0 완승을 거뒀던 한국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은 선발로 내세운 황준서가 1회도 못 버티고 3연속 안타를 맞고 선제점을 내줘 일찍 강판했다. 이어 등판한 김정운도 2회 안타 2개를 맞고 1사 1, 3루의 추가실점 위기에 몰렸다. 결국 에이스 김서현을 2회부터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4일 연속 등판한 김서현은 구위가 떨어져 있었고,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1피안타 3볼넷 3실점하며 무너졌다. 윤영철이 긴급 구원 투입돼 추가 1점만 내주며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했으나 2회에만 5실점하며 승기를 일본에 빼앗겼다. 윤영철은 4⅔이닝 무실점으로 혼신의 역투를 했지만 활발했던 타선마저 가라앉으며 초반 내준 점수를 따라잡지 못했다.

한편, 대회 우승은 미국이 차지했다. 일본에 역전극을 펼치며 결승에 오른 미국은 대만을 맞아 5-1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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