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오는 20~21일 FOMC서 최소 0.75% 포인트 인상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을 넘어서 '울트라스텝(1.00% 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긴축강도가 거세지면서 한국은행이 당초 예고했던 연말까지 '0.25% 포인트씩 점진적인 인상'을 철회하고 빅스텝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연준이 오는 20~21일(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을 넘어 울트라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3%, 전월 대비 0.1% 올랐다. CPI는 지난 6월(9.1%)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상승 폭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0%)를 웃돌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연준이 긴축강도를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미국의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기존 4.0% 전망에서 4.5%로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초고강도 긴축전망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폭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권에선 한은이 당초 예고한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인상)'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적 정책방향 제시)에서 한미간 금리차가 1.00%포인트 이상 벌어질 경우 금리인상 폭을 확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도 앞서 용인할 수 있는 금리차 범위를 1.00% 포인트 내외로 제시한 바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 인상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경제 상황이 지난 7월 예상했던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0.25%포인트의 점진적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당분간 0.25%포인트씩 인상하겠다는 것이 기조"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지지)적 발언에 대해서도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며 "향후 국내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로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상단이 같다. 다만 미국이 이달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금리는 3.00~3.25% 수준까지 올라가고, 금리차는 0.75% 포인트로 벌어진다. 울트라스텝을 밟을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3.50%로 치솟아 한국과의 금리차는 1.00% 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연준의 긴축강도가 지속되면 한은도 자본 유출 등을 고려해 올해 남은 두 차례(10월과 11월)의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리역전이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등에 따른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 차에 대해 "한미 금리 차 자체가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는 아니다"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은 원화의 절하(환율 상승) 압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한미 금리 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는 건 좋지 않다"며 "원화 절하(환율 상승)의 간접적인 효과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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