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전·월세 모두 중저가 거래비중 증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집값 하락세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세시장도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1만 6014건이다. 

   
▲ 서울 시내 아파트 타운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전세가격대별 거래량 비중은 △6억원 초과 거래 30.9% △4억원 초과~6억원 이하 29.5% △2억원 초과~4억원 이하 29.3% △2억원 이하 10.3% 순이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6억원 초과 거래 비중이 감소하고 2억원 초과~6억원 이하 거래비중이 늘었다. 2020년 하반기 6억원 초과 거래비중이 증가한 이후 가격대별 거래비중 구성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 고가의 전세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기준 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으로 전세 수요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둘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0.0으로 올해 초 98.5보다 8.5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96.0에서 86.6, 서울은 94.5에서 85.6, 경기는 95.9에서 87.8로 지수가 낮아졌다. 전세수급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다.

전셋값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 전셋값은 1.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1.82%, 서울은 0.91%, 경기는 1.83% 떨어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8월 이후 갱신권이 만료되는 세입자들로 인해 매물 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풍부한 신규입주 물량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오히려 전세가격 하락이나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기존 계약갱신 사례도 늘면서 중저가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목돈·이자 부담에 전세 대신 월세 선호 증가 

목돈 마련과 전세대출 이자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시장에서는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가의 전세 대출 이자를 내기보다는 월세를 선택하는 모습이다. 매매가격 하락으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면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의 월세 가격대별 거래량 비중은 △50만원 이하 37.4% △5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 30.9% △100만원 초과~200만원 이하 21.7% △200만원 초과~300만원 이하 5.8% △300만원 초과 4.2% 순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50만원 이하 거래가 42.1%로 크게 늘어나고 다른 가격대는 소폭 감소했다.

100만원 이하 월세 거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70% 밑으로 떨어졌지만 올해 하반기 다시 70%를 넘어섰다. 전세 세입자 중 전세보증금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해 거래하는 사례도 포함돼 월세 가격대는 다소 하향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월세 거래에서도 고가 임대차 거래는 줄어들었다. 서울지역 월세 환산보증금의 가격대별 거래비중은 △6억원 초과 29.3% △2억원 초과~4억원 이하 25.4% △2억원 이하 25.3% △4억원 초과~6억원 이하 19.9% 순이었다. 

전세 거래처럼 지난해 하반기보다 6억원 초과 거래비중이 감소하고 2억원 초과~6억원 이하 거래비중이 39.4%에서 45.3%로 늘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2억원 이하 거래가 28.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6억원 초과 거래는 28.7%로 소폭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수요자들이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거나 수용 가능한 가격 범위 내 거래를 선택하면서 중저가 중심으로 전·월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월세 가격의 하향 안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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