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현대카드가 애플과 애플페이의 국내 독점 사용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에도 연내 애플페이가 도입될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독점을 통해 아이폰 유저를 대거 끌어들이며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전경./사진=현대카드


다만 국내 가맹점의 낮은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률이 걸림돌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NFC는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로, 실물 카드가 없더라도 NFC 호환 단말기에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 등을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애플은 NFC 방식을 통해 애플페이를 서비스하는데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 대부분은 마그네틱 보안전송(MTS) 방식을 쓰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 측은 현대카드에 1년간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두고 계약 마무리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는 늦어도 오는 11월까지 시스템 및 NFC 사용 가능 단말기를 개발하고 12월부터 애플페이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카드는 결제 단말기 위탁 관리업체인 대형 밴(VAN)사 6곳 및 카드단말기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NFC 단말기 제조 및 시스템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1분기(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기준) 국내 아이폰 사용자 비율이 22%에 달하는 만큼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되면 카드사는 물론 빅테크가 주도하는 간편결제 시장에도 파급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와 같이 실물카드를 휴대하지 않아도 신용·체크카드를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에 저장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한국은 NFC 단말기 보급률이 낮아 국내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내에서 NFC 단말기를 통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수는 약 6만~7만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는 300만개에 이른다.

NFC 단말기는 한 대당 평균 20만원 가량으로 가맹점주들이 구입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 업계는 전국적으로 NFC 단말기를 구축하게 되면 3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우선 현대카드가 독점제휴를 맺고 있는 코스트코를 비롯해 편의점, 커피 프랜차이즈 등 대형 카드가맹점을 중심으로 애플페이 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수수료도 문제다. 삼성페이는 결제 수수료가 따로 발생하지 않는 반면 애플은 애플페이가 무카드거래(CNP)라는 이유로 카드사들로부터 결제 건당 최대 0.1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여기에 애플페이는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3대 신용카드 회사가 만든 국제 결제 표준)를 따르기 때문에 1%의 수수료가 추가된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0.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마진 폭은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