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한국음반저작권협회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방송·통신 사업자들에 대한 제재를 요청했다.

지난 20일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는 적법한 이용허락을 받지 않고 음악을 사용하는 방송·통신 사업자에 대해 제재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 제출했다.

   
▲ 한음저협이 과기부와 방통위에 음악 무단 사용 방송·통신 사업자들에 대한 제재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사진=한음저협 제공


탄원서에 따르면 한국의 음악 저작권료는 해외 주요 선진국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고, 특히 KT, SKT, LGU+ 등을 포함한 방송·통신 사업자에 적용되는 저작권료는 선진국의 1/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사용하는 방송·통신 사업자들은 이조차도 너무 높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많은 방송·통신 사업자들이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연일 저작권자와 대형 방송·통신 사업자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음저협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10배 이상 높게 책정된 망사용료 징수를 승인하면서, 1/10 수준의 저작권료를 내지 않으며 무단으로 음악을 사용하는 방송·통신사들의 불법행위는 방치하고 있다"며 과기부와 방통위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또한 "최근에는 망사용료의 지급 대상까지 넓어질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로 인해 문화산업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현재 발의된 망사용료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구글, 넷플릭스 등 주요 해외 사업자들은 천문학적인 망사용료를 이중으로 부담해야하는 위기에 처해진다. 이에 일부 해외 사업자들은 한국에서의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폐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저작권단체연맹인 CISAC(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Societies of Authors and Composers)의 법무위원을 맡고 있는 한음저협 황선철 경영진단실장은 "구글 등 해외 플랫폼은 한국의 문화를 세계로 알렸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정당한 저작권료를 내는데 적극 협조한 덕분에 우리나라의 저작권 시장이 조금이나마 선진화될 수 있었다"며, "이런 사업자들에게 부당한 망사용료를 내도록 해 그들의 사업이 축소되거나 퇴출된다면, 후진적인 저작권 인식을 갖고 있는 한국의 대형 방송·통신사들로 인해 우리나라의 저작권 문화는 10년을 퇴보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음저협 배진완 사업본부장은 "방송·통신사업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과기부와 방통위, 국회 관련 상임위가 나서지 않으면 힘없는 문화·예술인들은 방송·통신사들의 횡포를 이겨낼 수 없다"며, "망사용료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방송·통신 사업자들이 타인의 권리를 함부로 침해하지 않도록 계도해 달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1964년에 설립된 한음저협은 현재 4만 6000여 국내 음악인들의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다. 2014년부터 대대적인 개혁을 감행한 한음저협은 현재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신탁관리단체로 거듭났다. 미국, 영국 등과 함께 세계저작권관리단체연맹 CISAC의 이사단체로 선출돼 추가열 회장의 지휘 아래 세계 저작권 정책 입안, 개발도상국 저작권 관리단체 교육·지원 등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