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진행회사 감소…"시장상황 불확실해 채용 소극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가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은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 중심으로 채용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일부 회사들은 여전히 ‘수시채용’ 중심으로 내년까지 이어질 박스권 장세와 실적부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 국내외 증시가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증권사들은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김상문 기자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채 시즌을 맞아 증권사들도 하나둘 채용계획을 밝히고 있다. 업계의 기준이 되는 대형사들의 올해 공채 패턴을 보면 증권업계의 현재와 미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선을 그릴 수 있다.

올해 공채 시즌의 특징은 양보다 질로 승부하려는 회사가 많다는 점이다. 즉,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기보단 적게 뽑더라도 자신들에게 꼭 맞는 인재를 찾겠다는 의지가 드러난다. 그나마 대형사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그리고 가장 적극적으로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 중인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투는 지난 1일부터 오는 29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5급 정규직) 일반 공채의 서류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모집 분야는 프라이빗 뱅커(PB), 본사 영업, 리서치, 본사·리스크 관리, 정보기술(IT)·디지털 등이 총망라됐다. 서류전형 합격자는 내달 16일 직무역량 평가를 거쳐 1·2차 면접, 최종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된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한투 모회사) 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각 대학교 채용설명회 단상에 서서 적극적인 채용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키움증권 역시 내달 3일 자정까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접수를 받는다. 4년제 대학교 이상 졸업 혹은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경영지원·리스크관리·정보기술(IT)·리테일·홀세일·신탁·투자은행(IB) 분야를 모집한다. 서류전형 이후 1차(실무진) 면접, 2차(경영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교보증권과 삼성증권, DB금융투자 역시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정식 공채 절차라고는 해도 대부분은 회사별로 두 자릿수의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의 다른 회사들은 수시채용을 통해 신입·경력사원을 뽑고 있다. 증권사 채용의 ‘대세’가 공채에서 수시채용 방향으로 꽤 많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들이 몸을 사리게 된 배경에는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증시 부진이 있다. 지난해까지의 호실적 신기록 행진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부터는 험난한 앞길이 예정돼 있다는 게 증권사들의 공통된 예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물론 자산운용사들도 올해 채용 규모를 작년 대비 30% 이상 줄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면서 “시장상황이 몹시 불확실한 만큼 각자 자사에 꼭 맞는 인재를 소수정예로 뽑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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