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지표 상승했지만…수익성·재무 건전성 지표 하락
"매출액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수익성 개선되지 못해"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업계가 그간 분양 호조에 힘입어 외형이 확대됐지만 금리와 원자잿값 인상 등 공사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 건설업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4분기 기업경영분석’ 주요 성장성 지표 중 올해 2분기 건설업 매출액증가율은 17.5%로 직전 분기(4.7%)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1.1%에서 4분기 18.8%로 크게 올랐던 건설업 매출액증가율은 올해 1분기 다시 주춤하는 듯했다가 2분기를 기점으로 회복세를 띄었다. 또 다른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증가율은 3.2%로 전년 동기(3.4%) 대비 소폭 하락했다.

매출액증가율은 영업활동 신장세를, 총자산증가율은 기업에 투하된 총자산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수익성 지표 중 이자보상비율과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하락했다. 올해 2분기 건설업 이자보상비율은 569.91%로 지난해 2분기 594.64%보다 24.73%포인트 낮아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6.52%에서 올해 2분기 6.49%로 0.03%포인트 내렸다.

이자보상비율은 금융비용을 영업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이지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해 올해 2분기 건설업 차입금평균이자율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데다가 건설업 부채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금융비용이 상승하면서 이자보상비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업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했다”며 “원자잿값, 금융비용 등 비용항목이 상승하면서 매출액 증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재무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올해 2분기 건설업 부채비율은 135.6%로 직전 분기 122.7% 대비 12.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117.1%, 4분기 120.8%에 이어 지속적으로 우상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총자본 중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차입금, 회사채 등) 비중을 나타낸 지표인 차입금의존도도 지난 1분기 25.3%에서 2분기 27.3%로 2%포인트 올랐다. 차입금대매출액비율도 지난해 2분기 31.30%에서 올해 2분기 31.45%로 소폭 상승했다.

건설업계가 지난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경기 호조로 주택사업에 기반해 안정된 실적을 쌓아왔으나 금리, 자잿값 등 외부 환경 변화 영향으로 수익성이 저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연구위원은 “향후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건설업 부채비율 상승은 매우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건설업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차입금대매출액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택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온 건설사들이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분양경기 저하 등 침체기를 맞이한 가운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의 주택사업이 주로 선분양 형식으로 이뤄지고 수분양자로부터 본원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할 때 분양경기 저하는 건설사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분양실적이 저조할 경우 분양대금 유입 감소로 공사비·사업비 등 회수가 지연되며 현금흐름 저하와 더불어 유동성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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