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쟁 장기화 등 영향으로 해외 수주 위축…하반기 들어 반등 기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의 추가 수주나 공사 진행은 어려워졌지만,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산유국을 중심으로 해외 건설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 현대건설이 수주한 필리핀 남부철도 조감도./사진=현대건설 제공

21일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했던 공사들은 대부분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돼 6개월 넘게 이어지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산업별 영향 업데이트’ 보고서를 통해 건설업체들의 현지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등 해외 영업활동이 위축됐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오렌부르그 가스처리시설(1000억원)’과 DL이앤씨의 ‘모스크바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3271억원)·발틱 화학플랜트(1조 5645억원)’, 삼성엔지니어링의 ‘발틱 에탄크래커(1조 3722억원)’ 등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으로 인해 공사대금 회수에 불확실성이 내재하고 있지만, 현재 공정 초기 단계로 실질적으로 투입된 자금이 미미해 각 건설사의 재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전쟁 장기화 사태가 해외 사업기반 회복을 준비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사업전략에 차질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국에서의 수주활동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정세불안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로 해외 발주시장이 위축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상반기 해외수주는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은 120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147억달러)보다 18% 감소했다.

다행히 하반기 들어서는 해외 건설 수주가 반등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1조 9000억원 규모의 필리핀 마닐라 도심 관통 철도 공사와 2200억원 규모의 쿠웨이트 슈웨이크 항만 공사 수주 소식을 전했으며, 삼성물산은 8000억원 규모의 카타르 태양광 프로젝트 등을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건설사의 누적 해외 수주액은 212억달러로 지난해(168억달러)보다 26% 증가했다. 아시아에서 84억달러를 수주했으며 중동 62억달러, 태평양·북미 29억달러, 유럽 26억달러 등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이후 고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중동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의 원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주경쟁력 및 수익성 측면에서의 수혜도 예상돼 건설사의 해외 수주활동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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