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금융비용 가중 속 경기 둔화…스마트화 통한 공정 혁신·물류비 지원 등 경쟁우위 확보 노력 촉구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올 하반기 대내·외 환경 악화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수출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전년 대비 8.7%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원자재값·환율·임금 상승의 여파로 지난 10년간 전산업 생산비용 증가율 평균을 4.5배 이상 상회한 것이다.

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밑도는 수준까지 높아지고, 임금 인상압력도 커지는 등 올 하반기에도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금리 인상에 대한 기업규모별 대응책 유무(단위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제공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가 국내 제조기업 307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1.2%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으며, 구체적으로는 △이자부담에 따른 자금사정 악화 △설비투자 지연·축소 △소비위축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 등을 꼽았다.

특히 중소기업은 10곳 중 1곳 정도가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각각 41.5%·32.1%였던 것과 비교하면 금융비용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4개 분기 연속 제조업 재고지수도 높아지는 중으로, 중소 제조사 1400곳의 경우 지난해 2분기 1.2%에서 올 2분기 7.0%,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7조4370억 원에서 9조5010억 원까지 증가했다. 전세계적인 공급망 차질로 제품 출하가 늦어지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수요가 위축된 탓이다.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이 1171억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음에도 전체 수출과 비교하면 18.2%에 그쳤고, 증가율(16.2%)도 전체 수출 증가율(25.8%) 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가 국내 중소기업 1025곳을 대상으로 수출경쟁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판매원가 중 원자재값이 58.6%에 달하는 등 종합경쟁력이 선두업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수출 컨테이너 항만./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무역협회는 중소기업들이 해외 판로 개척·원가절감·연구개발(R&D) 확대 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가격과 판매 및 마케팅 분야 경쟁력이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스마트화를 비롯한 공정 혁신과 SNS를 활용한 비대면 마케팅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할당관세 적용 원자재 확대 및 물류비 지원을 비롯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주52시간제 및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따른 현장의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9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중소·중견 수출기업 750곳의 물류비 지원에 투입하고,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600억 원 상당의 특별 저리융자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중소·중견기업 대상 보증 한도를 늘리는 등 수출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돕고, 해외인증 및 통관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무역상사·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수출실적이 없는 내수기업에 대해서도 500억 원 규모의 수출성장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진작이 어렵다는 점에서 수출 활성화가 잘 되지 않을 경우 기업들은 공장 가동률 저하 등 생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되고, 결국 설비투자·고용 감소를 비롯한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이라며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만큼 파트너십 강화 및 가격경쟁력 향상 등으로 활로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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