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확대되며 하방 압력 시달릴 전망…주식 비중 축소, 현금 비중 확대 조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지난밤 기준금리를 또한번 0.75%p 인상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면서 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 미국 연준이 21일(현지 시간) 3회 연속 기준 금리를 0.75%P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에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21일(현지 시간) 연준은 이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기존 2.25~2.50%였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3.00~3.25%로 뛰었다. 이는 지난 2008년 1월 이후 1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앞서 지난 5월 0.5%p, 6월 0.75%p, 7월 0.75%p씩 기준금리를 올린 바 있다. 

이날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즉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잡힐 때까지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이어 나가겠다는 이야기다.

올해 3월 0.25%p 인상을 시작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연준은 최근 3차례의 자이언트 스텝을 포함해 금리를 총 3.0%p 끌어올렸다. 1990년 이후 가장 공격적 금리 인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앞으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향후에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회의 후 공개한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를 4.4%, 내년 말 기준금리를 4.6%로 기존 전망치보다 대폭 높였다.

2024년 금리 역시 3.9%로 기존의 3.4%에서 올라갔다. 점도표상 연준 위원들은 2024년 이전까지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 

파월 의장은 다음 금리인상 규모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나와 FOMC의 견해로는 가야할 길이 멀다”면서 “(점도표상) 올해 말 중간값은 125bp(1bp=0.01%포인트)의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파월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남은 FOMC 정례회의가 두 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 차례의 자이언트 스텝과 한 차례의 빅 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연준의 긴축 기조를 재확인하며 투심은 얼어붙었고, 이에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1% 넘게 하락 마감했다. 국내 증시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0.96% 떨어진 2324.65, 코스닥 지수는 1.11% 내린 746.48에 머물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하방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경기 모멘텀이라는 이중고에 상당기간 시달릴 수 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면서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주식시장의 하락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어 “긴축과 경기 악화 중 하나라도 방향이 바뀌어야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주식비중 축소, 현금비중 확대를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9월 FOMC 회의를 통해 연준이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보다는 정책의 모호성을 제공했다”면서 “이는 데이터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존 고민거리를 상당기간 안고 가야함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또 “올해 내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맞은 것도 고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에서 기인한 만큼 이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증시 상단은 제한되는 박스권 흐름을 전망한다”면서 “이 같은 환경에서는 이익 성장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10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 결과에 따라 박스권 내에서 증시 탄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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