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날짜로 은퇴 선언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박지성은 31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날짜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했음을 조심스럽게 밝힌다"며 "국가를 대표해 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며 자랑이었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이로써 지난 2000년 4월 5일 라오스와 아시안컵 1차 예선을 통해 처음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지난 26일 일본과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통해 A매치 100경기를 채우고 '센추리 클럽' 가입의 영광을 맛보며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됐다.





◇박지성의 대표팀 은퇴 관련 기자회견문

먼저 한국 축구를 사랑하여 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팬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사랑에도 불구하고, 모든 분들이 기대하셨던 아시안컵 우승을 안겨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대표팀의 주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아쉬움의 뜻을 전합니다.

국민 여러분들과 축구팬 여러분들의 사랑과 성원을 아낌없이 받은 저로서는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시안컵 종료 시점을 통해 제 대표팀 활동에 대한 행보를 정리하여 말씀 드리기로 하였기에, 금일부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했음을 조심스럽게 밝혀드립니다.

어느 선수에게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분명 저에게 있어서도 국가를 대표하는 축구선수로 활동하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며 자랑이었습니다. 또한, 팬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으로 축구선수로서 많은 영광과 행복을 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무엇보다 저를 대신할 눈부신 성장세에 있는 선수들에게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서도 확인하셨듯이, 한국 축구에는 구자철(22. 제주), 지동원(20. 전남), 손흥민(19. 함부르크)과 같은 축구에 대한 능력과 열정, 그리고 잠재력을 보여주는 많은 후배 선수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큰 경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는 것은 선배 된 선수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21살 때 2002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던 것을 생각해서라도, 세대교체를 통해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를 열어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장과 관련한 부분은 감독께서 결정하는 부분입니다만, 저 이외에도 주장 자리를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선배와 동료 선수들이 많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누가 주장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대표팀 내 커뮤니케이션의 원활함과 팀원간의 응집력은 변함 없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 대표팀 은퇴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뛰는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항상 한국 축구를 생각하며 또 다른 방향을 통해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롭게 도전할 것입니다.

설사, 그 도전을 통해 지금보다 더욱 힘들고 험한 여정을 가야 할 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성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축구 팬 및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성원 부탁 드립니다.

아무쪼록 이번 은퇴로 심려를 끼쳐드린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명예회장님, 조중연 회장님, 조광래 감독님을 비롯한 축구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항상 저를 사랑해 주시고 성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와 송구함을 표합니다.

그리고 언론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