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23 개량형으로 분석…남동쪽으로 방향 바꾸면 부산 도달 거리
최근 신포지역 준비 동향 포착 “SLBM·7차 핵실험 길닦기용 의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5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의 부산 입항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미 연합해상훈련이 끝난 이후 추가로 무력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발사했으며, 우리 군은 비행거리 600여㎞에 고도 60㎞, 마하 5로 탐지했다.

북한은 다음날인 26일 일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북한의 미사일이 남동쪽으로 향했다면 미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가 입항한 부산에 도달할 수 있는 비행거리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한미 연합해상훈련을 의식한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지난해 3월 25일 시험발사한 KN-23의 개량형을 시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영근 항공대학교 교수는 “4축 TEL(움직이는 발사 장치)을 사용하는 KN-23과 달리 개량형은 5축 TEL을 이용하고 약 10m의 동체 길이를 갖고 있다”며 “고체 로켓모터의 길이도 5.2m 정도로 증가됐고, 직경도 확장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KN-23은 활공 도약이 가능하고, 회피기동 능력이 있는데다 활공 시작 고도와 풀업 시작 고도에 따라 사거리가 500~650㎞가 가능하고, 개량형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기존에 주로 사용했던 미사일 발사지역이 아닌 태천군에서 KN-23을 쏜 것은 경북 성주군에 설치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요격 시도를 피해서 부산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태천에는 우라늄 정련시설과 200㎿ 원자력발전소 1기가 있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이 추가적으로 핵 관련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최근 공포한 핵무력 법령을 상기시키는 취지도 엿보인다. 

   
▲ 북한이 1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사진은 북한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 때 최초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개량형인 KN-30./사진=조선중앙통신

미국의 핵항모가 한반도에 들어왔는데도 북한이 보란 듯이 무력도발에 나서면서 연쇄 도발의 우려도 커졌다. 특히 최근 함경남도 신포 일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도 포착된 상황이다. 신포는 잠수함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생산 및 시험 시설을 갖춘 곳이다. 군 당국은 최근 신포 일대에서 SLBM 발사 준비 동향을 포착하고 대통령실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016년 무렵부터 SLBM을 수차례 발사하면서 기술 향상을 꾀하고 핵반격 능력을 과시해왔다. 특히 북한은 그동안 새로운 SLBM으로 북극성 4호와 5호를 공개한 적은 있으나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고, 개발 중인 3000톤급 잠수함도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지난 9월 9일 핵무력 법령 공포로 지속적인 핵무기 성능 향상을 공언한 북한이 앞으로 SLBM 시험발사는 물론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커져보인다. 북한은 지난 5월 7일 신포 앞바다에서 ‘미니 SLBM’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바 있다. 북한은 2018년 5월 폐쇄했던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를 다시 복구했다. 7차 핵실험이 단행될 경우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 검증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핵무력 강화가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면서 대내적으로 군사지도자 김정은 중심으로 체제결속을 도모하고 있다”면서 “대외적으로는 미 핵항모의 한반도 전개 등 한미 확장억제력을 탐색하면서 SLBM과 7차 핵실험의 길닦기용 의도도 있어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준으로 보면 지난 6월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한꺼번에 발사한 이후 113일만에 이뤄졌다. 윤석열정부 들어 5번째 미사일 발사이기도 하다. 올해 들어 우리군이 포착한 북한의 무력도발은 탄도미사일 17차례, 순항미사일 2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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