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은 새민련 심판...반성은 커녕 민생 발목 등골브레이커

   
▲ 김흥기 교수
4.29 재보선에서 전패한 문재인 대표. “제가 부족했다”고 입을 뗐는데 뭐가 부족했다는 건지 알 수 없다. “국민의 여망을 수용하지 못했다”는데 ‘전패’로 보여준 게 바로 국민의 뜻 아니던가?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은 박근혜 정부를 심판한 게 아니라 문재인 대표와 새민련을 심판한 것인데 그가 말하는 국민은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지 모르겠다. 큰 눈에 선량한 미소를 짓지만 그의 말을 듣다보면 상식이 아예 없거나 아니라면 고도의 궤변론자일 거라는 생각을 지울 길 없다.

문재인 대표는 무엇보다 먼저 왜 ‘4.29 재·보궐선거’가 치러졌는지 자문해야 한다. 지난 19 대 총선 때 민주당(현 새민련)은 이정희 대표가 이끄는 통합진보당과 연합하여 다수의 통진당 의원을 국회에 진출시켰다. 그리곤 지난해 통진당이 해산 결정됨에 따라 국회의원직도 상실하게 되어 국민의 혈세와 시간을 소진하면서 안 해도 되는 선거를 치르게 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마땅히 반성부터 해야 하는데 유감과 사과의 말 한마디가 없다.

성완종 파문으로 국무총리가 역대 최단명 기록으로 사퇴하고 대통령 최측근들이 검찰수사를 받을 처지가 되었는데도 관악을과 성남을 등 야당 텃밭은 물론이고 심지어 광주에서 조차 적게는 9%에서 크게는 20% 포인트가 넘는 격차로 참패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야당의 대선 후보이자 자타가 인정하는 친노의 수장이다. 문재인 대표가 4·29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반성도 없이 네탓과 민생경제 발목잡기를 계속하는 것은 국민의 실망과 더불어 당내 분란마저 초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호남에서는 “잘못했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모르겠다” 거나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 광주와 호남시민은 국민 아니냐”는 비아냥 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공식 선거기간 중 여섯 번이나 광주에 행차해 놓고도 민심을 몰랐다는 얘기가 된다.

작년 세월호 사건을 등에 업고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새민련은 압승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반만 건졌다. 당시 여론은 야당의 참패라고 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7.30 보궐선거 역시 세월호 사건이 가장 뜨거운 이슈였고 이를 등에 업고 선거를 치렀지만 텃밭인 전라도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었다. 그리곤 이번 4.30 재보선에서 전패했다.

문 대표는 야당의 대선 후보였으며 자타가 인정하는 친노의 수장이다. 걸 맞는 품격과 역량을 기대해보지만 반성은 없고 남 탓만 해대니 지극히 실망스럽다. 세월호 난동에 진저리를 치는 민심으로 져놓곤 ‘국민의 분노’를 대변하지 못해 졌다고 강변해서는 곤란하다. 광주시민들은 천정배(52.4%)와 새민련 조영택(29.8%)의 더블 스코어를 통해 ‘문재인 Out, 친노 Out'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표현한 것이다. 어떤 시민은 TV 인터뷰에 나와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했다.

위기를 직시하고 반성하면 살 길이 생기지만 오만방자한 자기 합리화로 남 탓만 해대면 죽을 꾀 밖에 생기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꾸는가? 제1야당으로서 문재인 대표의 책임감 있는 반성과 변화를 촉구한다. /김흥기 모스크바 국립대 초빙교수, '태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