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태양광 돛단배’ 아이디어가 40년만에 우주 공간에서 시험 비행을 할 예정이다.

비영리 과학 단체인 미국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에 따르면 ‘라이트 세일’(LightSail)이라 이름 붙인 소형 우주비행체의 시험비행 계획을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10일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라이트 세일은 세이건이 1976년 조니 카슨이 진행하는 인기 심야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해 설명한 우주선 구상이다.

   
▲ 40년만에 우주비행에 나선 칼 세이건의 '태양광 돛단배'. /사진=행성간협회 홈페이지

전자기학을 확립한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은 빛은 일반적인 의미의 질량인 정지 질량(rest mass)은 없지만 운동량(momentum)과 에너지는 지니고 있으며 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는 물체는 빛의 운동량을 전달받아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865년 프랑스의 소설가 쥘 베른은 “언젠가는 이를 이용해 달, 행성들, 항성들로 여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후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지만 세이건이 내놓은 태양광 돛단배를 계기로 소형 우주비행체의 시험비행이 공식적으로 추진된 것이다.

세이건은 전기 절연 재료인 마일라(mylar)로 만들어진 평평하고 넓은 돛으로 추진되는 우주선을 만들어 핼리혜성과 랑데부를 하자고 제안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산하 연구기관인 제트추진연구소는 이를 검토해 실제 기술적 설계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으나 아직 실현은 되지 않은 상태다.

행성협회는 오는 20일 라이트세일을 ‘애틀러스 V 501’ 로켓에 실어 대기권 상층부에서 기기 작동을 시험할 예정이다. 라이트세일은 한 변의 길이가 약 10cm인 정육면체 꼴의 초소형 위성들을 세 개 겹쳐 놓은 것으로 여기에 태양광 돛이 부착돼 테스트가 이뤄진다.

라이트세일이 우주 공간으로 나가면 마일라로 된 4개의 삼각형 돛을 펼치게 된다. 돛의 두께는 4.5 마이크로미터(㎛)로 쓰레기봉투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2016년에는 실제 우주공간 탐사가 가능한 ‘프록스-1’ 소형 인공위성에 라이트세일을 부착한 후 민간 우주비행 업체 스페이스엑스가 개발한 ‘팰컨 헤비’ 로켓에 실어 발사할 계획이다. 이 로켓은 대기의 마찰력 영향이 미비한 약 720km 상공으로 인공위성을 보낸다.

이어 프록스-1은 라이트세일을 개방된 우주 공간으로 풀어 주고 라이트세일이 태양광 돛을 펴는 순간을 프록스-1이 사진으로 포착할 계획이다.